'김정은 딥페이크' 유튜브서 확산
MZ 디지털 반격, 북에 심리적 타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김정은 딥페이크’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다. 이미지는 챗GPT가 그린 북한 지도부 인사들 /챗GPT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김정은 딥페이크’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다. 이미지는 챗GPT가 그린 북한 지도부 인사들 /챗GPT

"미국이 제일 무서워, 정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얼굴을 한 캐릭터가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이른바 ‘김정은 딥페이크’ 영상이 유튜브에서 인기를 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이 영상에서 김 위원장의 백댄서로 등장한다.

2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인공지능(AI) 딥페이크 기술로 김 위원장 등 북한 지도부를 패러디한 영상이 국내 유튜브 커뮤니티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한 유튜버가 만든 딥페이크 영상에서는 김 위원장이 가수 ‘비비’의 히트곡 ‘밤양갱’을 ‘평양갱’으로 개사해 부른다. 또 뮤지컬 킹키부츠의 주연배우처럼 꾸민 김 위원장이 뮤지컬 삽입곡 ‘Land of Lola’를 열창하는 장면도 있다.

김 위원장이 가수 ‘비비’의 히트곡 ‘밤양갱’을 ‘평양갱’으로 개사해 부른다. /유튜브

K팝 걸그룹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일본 공연에서 불러 인기를 얻은 ‘푸른산호초’는 ‘아오지’, ‘학살’ 등 북한과 관련된 단어로 개사되어 김 위원장이 부르는 영상으로 재탄생했다. 해당 영상은 조회수 90만 회를 기록하며 주목받았다.

‘김정은 딥페이크’ 영상은 국내 MZ세대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관련 유튜브 영상의 댓글에는 "김정은을 비판하는 딥페이크 영상이 오물 풍선 대응의 수십 배 효과를 낼 것”이라거나 “이 영상은 우리가 볼 게 아니라 북한 주민이 봐야 한다”는 반응이 잇따른다.

딥페이크 기술은 AI를 기반으로 특정 인물의 얼굴을 타인의 얼굴에 정밀하게 합성하는 기술이다. 실제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정교한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 기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같은 북한 최고 지도부를 패러디하는 데 사용되면서 그 파급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나카무라 타케시 오사카부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영상은 단순한 패러디를 넘어 심리전의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며 “북한 정권의 지도부는 ‘최고 존엄’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들의 이미지를 희화화하는 영상이 유포될 경우 정권의 권위가 직접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나카무라 교수는 “특히 젊은 층이 주도하는 딥페이크 영상의 확산은 그동안 북한이 한국을 대상으로 벌여왔던 사이버 선전전에 대한 일종의 역공격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만약 이 영상들이 우회 경로를 통해 북한 주민들에게 전달된다면 체제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 북한은 지도부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때문에 이번 딥페이크 영상의 확산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오히려 이러한 딥페이크 영상을 구실로 한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남북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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