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 기간 연장 논의···최장 3년 보장
"숙소 통금·긴 이동 시간 개선 필요"

시작한 지 20여 일 만에 2명이 무단으로 이탈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사업과 관련해 서울시가 가사관리사들이 개인별로 주급제·월급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E-9 비자 취업 활동기간을 연장해 가사관리사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
24일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가사관리사 서비스 제공기관 대표, 가사관리사 2명 등과 관계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간담회 뒤 "주급제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논의했지만 오늘 참석한 두 (가사관리사)분은 월급제를 선호한다고 밝혔다"며 "가사관리사 개인별로 선호하는 형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용부는 가사관리사들이 안정적으로 근무를 이어갈 수 있도록 E-9 비자에 따른 취업 활동기간을 연장해 이번에 입국한 가사관리사들이 최장 3년 한국에 머물며 직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현재의 7개월짜리 비자로 인한 불투명한 미래가 앞서 2명의 가사관리사 이탈을 부추겼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한 가사관리사 서비스 제공업체 대표는 "이번에 입국한 가사관리사분들은 본인들이 시범 사업을 잘 수행해 내면 활동기간이 연장돼 장시간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품고 있다"며 "어찌 보면 그런 활동기간 연장 조치가 추가 이탈 등을 막고 이들이 안정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돕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두 명의 가사관리사 조안과 자스민 에리카는 임금에 대해서 "충분하다"고 밝혔다. 다만 숙소 통금·긴 이동 시간 등 업무 여건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다. 조안은 "서울에 사는 많은 친구들에게 강남 지역 평균 월세와 계약금 등의 추가적인 금액에 대해 들었다"며 "현재 숙소 임대료에 공짜 쌀 등 많은 제반 사항이 포함돼 있어 현재 급여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숙소 통금이 오후 10시인데 실질적으로 일을 8시에 마치고 9시쯤 집에 오고 나면 우리의 삶에 필요한 야외 활동을 할 시간이 없다"면서 "우린 성인이니까 우리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통금을 오전 0시로 연장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숙소 통금 시간의 경우 서울시나 서비스 제공 업체가 강제하는 사항은 아니고 가사관리사들이 자율적으로 설정해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과 가정 간 긴 이동시간과 이동 중 마땅한 쉼터가 없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선순 실장은 "다음에 가사관리사분들을 신규 재배치할 때는 최대한 이동시간을 줄일 방법을 찾고 이동 경로에 쉼터 등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지난 15일 이탈한 두 명의 가사관리사와 관련해 서울시와 고용노동부는 전자메일을 보내는 등 연락을 취했으나 아직 소재는 파악하지 못했다. 서울시는 가사관리사들과의 간담회를 정례화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