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부채 증가와 경제성장 반비례"
국내 GDP 대비 민간신용 222.7%
올해 1~8월 가계부채 22.7조 늘어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신용 증가 추세가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한 가운데 민간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에만 9조8000억원 증가하며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신용 증가 추세가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한 가운데 민간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에만 9조8000억원 증가하며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연합뉴스

국제결제은행(BIS)은 한국의 민간신용 증가 추세가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분석한 가운데 민간신용의 한 축을 담당하는 가계대출 잔액이 지난달에만 9조8000억원 증가하며 3년 만에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이로써 올해 1~8월에만 가계부채가 22조7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BIS는 최근 발표한 정례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BIS는 민간신용 증가가 성장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성장을 저해하기 시작하는 변곡점에 다다랐다고 평가했다. 민간신용이란 금융기관을 제외한 기업, 가계 등 민간 비금융부문의 부채를 뜻한다.

BIS는 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의 경우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이 100% 선을 웃돌면서 경제성장률도 정점을 찍어 역 U자형 곡선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역 U자형 곡선은 부채와 성장의 관계가 초기에는 정비례하다가 어느 순간 꼭짓점을 찍고 반비례 관계로 돌아서는 형태의 그래프다.

한국의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00%를 한참 초과한 222.7%로 집계됐다. 이 중 가계부채는 100.5%, 기업부채 122.3%를 각각 차지한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가계부채는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가계대출 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9조8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2021년 8월 이후 3년 만의 최고 증가폭이다.

지난 2월 1조9000억원이었던 국내 가계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폭은 3월부터 4조원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에 비해 22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22년과 2023년의 12개월 증가액(8조8000억원, 10조1000억원)의 2배 이상을 이미 넘어선 수치다.

한국은행은 이와 관련해 "주택담보대출의 증가 규모가 수도권 중심의 주택 매매 증가,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상당폭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8월 한달간 주담대 잔액은 8조2000억원 증가하면서 가계부채 증가 액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전월의 주담대 증가폭은 5조6000억원이었다.

이달부터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되며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만큼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은행권이 취급하는 수도권 주담대에 대해서는 강화된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은행권에서도 자율적인 가계대출 관리 노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9월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8월 기업대출은 7조2000억원 늘어나며 전월(+7조8000억원) 수준의 증가세를 지속했다. 올해 1~8월 기업대출 증가액은 64조2000억원으로 집계되며 전년 동기(+56조6000억원) 대비 소폭 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