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박홍근 주도 '전환과미래' 창립총회
이창용 국회 강연은 '최초'···구조개혁 강조
전일엔 대입 '지역별 비례선발제' 파격 제안
"한은 목표 '금융 안정' 면에서 부동산 중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학입시 제도에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한 데 이어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연구단체 창립총회에 참석해 한국 경제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학입시 제도에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한 데 이어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연구단체 창립총회에 참석해 한국 경제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대학입시 제도에 '지역별 비례선발제' 도입을 제안한 데 이어 국회에서 열린 초당적 연구단체 창립총회에 참석해 한국 경제 구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28일 여성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이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전환과미래포럼(전환과미래) 창립총회'가 열렸다. 전환과 미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겸 전반기 국회부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여야 27명이 모여 한국의 △초저출생 △기후 위기 △지방 소멸 △저성장을 '4대 미래 도전 의제'로 규정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특별강연자로 총회에 참석해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지적하며 "초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성장잠재력 약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국회에서 강연자로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연에서 이 총재는 한국의 초저출생 문제가 출생과 양육 부담이 큰 데서 비롯된다고 언급하면서 그 근저에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 대학 입시 경쟁 과열, 높은 주거비와 필수 생계비 부담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구조개혁을 지체할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힘을 모을 것을 촉구했다.

이 총재는 전일 개최된 '서울대학교-한국은행 공동 심포지엄'에서도 대학 입시 제도의 파격적 개편안을 내놨던 바 있다. 폐회사에서 이 총재는 수도권 부동산 초과 수요로 인한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 '입시경쟁'을 지목했다. 그는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한국은행 보고서 '입시경쟁 과열로 인한 사회문제와 대응 방안'이 펼치고 있는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초과수요와 그로 인해 급증하는 가계부채, 가계부채가 다시금 견인하는 부동산 가격의 악순환을 대입 제도 개편으로 완화할 수 있다고 제언한다. 대입 제도를 '지역별 비례선발제'로 해 일부 상위권 대학교가 자발적으로 대부분의 입학 정원을 지역별 학령인구 비율을 반영해 입학생을 선발한다면 지역 간 경제력 및 교육환경 차이가 입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고 사회적 이동성이 늘어나므로 수도권 인구집중과 서울 주택 가격 상승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는 것이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전환과미래포럼(전환과미래)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창용 총재는 특별강연자로 총회에 참석했다. /허아은 기자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전환과미래포럼(전환과미래) 창립총회'가 열렸다. 이창용 총재는 특별강연자로 총회에 참석했다. /허아은 기자

이 총재가 부동산 문제를 직격한 것은 지난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한 대통령실의 반응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지난 22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3.50%로 유지할 것으로 발표한 직후 대통령실은 "금리 결정은 금통위의 고유 권한"이라면서도 "내수 진작 측면에서 보면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에서 이 총재는 금통위 결정 이후 벌어진 갑론을박에 대해 "왜 한국이 금리인하를 망설여야 할 만큼 높은 가계부채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의 늪에 빠지게 됐는지에 대한 성찰은 부족해 보인다"며 "구조적인 제약을 개선하려고 하지 않고 단기적으로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통화·재정정책을 수행한다면 부동산과 가계부채 문제는 지난 20년과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총재의 이와 같은 행보가 한국은행의 목표인 '물가 안정 및 금융 안정'과 무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이 총재는 지난 22일 통화정책방향 간담회에서 "한은의 목표는 금융 안정인데 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고 설명하며 "자원의 배분 측면에서도 금통위원들은 그런 고리(부동산 가격 상승-대출 쏠림-경기 부진-부동산 가격 부양)는 한 번 끊어줄 때가 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전환과미래포럼(전환과미래) 창립총회'가 열렸다. 전환과미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겸 전반기 국회부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여야 27명이 모여 한국의 △초저출생 △기후 위기 △지방 소멸 △저성장을 '4대 미래 도전 의제'로 규정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허아은 기자
2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는 '대한민국 전환과미래포럼(전환과미래) 창립총회'가 열렸다. 전환과미래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겸 전반기 국회부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도로 여야 27명이 모여 한국의 △초저출생 △기후 위기 △지방 소멸 △저성장을 '4대 미래 도전 의제'로 규정하고 해법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허아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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