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폐회식 단복 IOC 선정 톱 10 올라
청화 백자 도안·태극기 요소 등 적용
리사이클·냉감 등 기능성 소재 강조

파리올림픽 개폐회식 한국선수단 단복 /무신사스탠다드
파리올림픽 개폐회식 한국선수단 단복 /무신사스탠다드

2024 파리 하계올림픽 대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단복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패션업계가 디자인을 맡아 선보인 단복은 한국의 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 K-패션의 매력을 알리고 있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프랑스 파리 올림픽과 패럴림픽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단(팀코리아)의 개·폐회식 때 입는 단복과 유니폼, 시상용 단복 등을 무신사, 스파오, 노스페이스 등의 의류 업체들이 디자인을 맡았다.

그중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가 디자인한 국가대표팀 개·폐회식 단복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단복 톱(TOP) 10'에 선정됐다.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스포츠와 스타일이 만난 상위 10위 올림픽 유니폼'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하며 몽골(미셸 앤드 아마존카), 캐나다(룰루레몬), 미국(랄프로렌) 등과 함께 한국의 단복을 꼽았다. IOC 측은 한국 대표팀 단복에 대해 "깔끔하고 가벼운 벨트가 있는 정장으로 세련미를 완전히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한국 선수단 단복은 청색을 활용한 '벨티드 수트 셋업'으로 구성됐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동쪽을 상징하고 젊음의 기상과 진취적인 정신을 잘 보여주는 청색 중에서도 차분한 느낌의 벽청(碧靑)색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파리의 무더운 날씨를 감안해 여름용 울 소재를 기반으로 블레이저(웃옷)와 슬랙스 셋업으로 제작됐다. 블레이저의 안감에는 청화 백자 도안을 새겨 한국의 전통미를 부각했다. 전통 관복에서 허리에 두르던 각대를 재해석한 벨트를 별도로 제작했다. 냉감 소재가 사용된 티셔츠와 화이트 스니커즈, 태극무늬의 실버 펜던트 목걸이도 함께 지급됐다.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 선수단 단복을 두고 넷플릭스 드라마 ‘더글로리’ 속 악역 박연진이 입은 죄수복과 비슷하다는 조롱을 쏟아냈으나 IOC의 평가가 논란을 일축시켰다. 

'팀코리아 공식 시상 단복’을 착용한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전소미(왼쪽)와 차은우 /노스페이스
'팀코리아 공식 시상 단복’을 착용한 노스페이스 홍보대사 전소미(왼쪽)와 차은우 /노스페이스

지난 2014년부터 10년 넘게 대한체육회 공식파트너로 활동 중인 영원아웃도어의 노스페이스는 ‘공식 시상용 단복’을 포함해 총 23개 품목으로 구성된 ‘팀코리아 공식 단복’을 지원한다. 

파리올림픽 ‘팀코리아 공식 단복’은 건곤감리 중 물을 뜻하는 ‘감괘’와 태극 문양의 ‘음양(파란색·빨간색)’ 및 팀코리아 캘리그래피를 모티브로 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기능성을 강화했다.

시상용 단복의 경우 하얀색 바탕에 동해 바다의 쪽색을 수묵화 느낌으로 표현한 재킷과 검정색 바지에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준 벨트 구성을 통해 태극기의 주요 요소들을 한 벌의 착장에 모두 담아냈다. 냉감, 발수 및 경량 기능 등을 강화해 한 여름의 착장에도 쾌적한 착용감을 제공해 준다. 또한 이번 팀코리아 공식 단복에서 리사이클링 소재를 대거 적용해 친환경적인 측면을 강조했다.

스파오가 공개한 2024 패럴림픽 단복 화보에서 주정훈(태권도) 선수가 단복을 착용한 모습 /이랜드
스파오가 공개한 2024 패럴림픽 단복 화보에서 주정훈(태권도) 선수가 단복을 착용한 모습 /이랜드

패럴림픽 개·폐회식 때 대한민국 선수단이 착용할 단복은 이랜드월드에서 전개하는 국내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 스파오가 디자인했다.

이번 패럴림픽 단복은 모든 선수의 신체 치수를 세밀하게 측정해 개별 맞춤형으로 제작됐다. 특히, 휠체어를 사용하는 선수와 의수나 의족을 사용하는 선수들을 위해 주머니나 지퍼, 벨크로의 위치를 조정하는 등 개개인의 신체적 특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디자인도 한국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재킷은 태조 이성계의 곤룡포에서 영감을 받아 네이비 트리밍과 오조룡 금속 단추, 단청 문양의 싸개 단추로 포인트를 줬다. 남녀 구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페도라는 태극무늬 띠를 둘렀으며, 타이와 댕기에도 단청 문양을 활용했다. 단복 셋업과 셔츠, 이너웨어는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이 쾌적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고기능성 소재로 제작됐다. 

프로스펙스가 디자인한 2024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의 선수단복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가 디자인한 2024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의 선수단복 /프로스펙스

프로스펙스는 패럴림픽 국가대표팀을 위해 트레이닝 셋업을 비롯해 자켓, 티셔츠, 팬츠 등 시상복과 다양한 일상복의 단복을 디자인했다. 시각적으로 청량감을 줄 수 있는 흰색과 군청색을 메인으로 사용했으며 대한민국 국보인 고려청자의 색감에서 영감을 얻은 비색을 포인트 컬러로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활동성은 물론 프랑스 파리 현지의 무더운 날씨를 고려해 신축성이 우수한 경량 기능성 소재와 흡한속건 냉감 소재를 적용하고 일부 의류에는 피부 자극과 마찰을 최소화해주는 오도롬프(무시접) 봉제 기법을 적용했다. 또 선수들이 쉽게 지퍼를 여닫을 수 있도록 지퍼 연장 끈 '풀러'를 적용했다. 또한 'We are the one(하나가 되어 비상하자)'이라는 컨셉의 엠블럼은 다양한 의미와 성질을 가진 건곤감리를 하나로 이어 '우리는 하나임'을 강조하고 태극기의 강렬한 컬러감과 역동적인 사선 디자인으로 빠르게 비상하는 움직임을 표현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에 “세계 패션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에서 올림픽이 개최된 데다 국가대표팀의 단복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요소이기 때문에 국내 패션 브랜드가 디자인을 맡게 되면 국제적으로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며 “올림픽은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을 받기 때문에 디자인이 잘 알려지면 브랜드의 글로벌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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