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 관계 재검토 아직 정해진 것 없어"
신중호 CPO 퇴진···네이버 입김 약화 우려
위탁 계약 종료 방침 문책성 조치로 보여

라인 애플리케이션 운영사인 라인야후가 일본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기존 방침대로 '연내 네이버와의 시스템을 분리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CEO)는 도쿄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보안 대책 강화와 관련해 "거의 모든 (일본) 국내용 서비스 사업 영역에서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종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안 대책 강화 방안과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7월 공표하겠다고 했다. 7월은 일본 총무성이 행정명령으로 보안 대책을 보고하라고 지정한 시점이다. 구체적으로 라인야후 측은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 웹사이트 검색 개발 인증에서 위탁 협력을 종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야후 측은 "네이버에 맡긴 업무의 본질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자본 관계 변경과 관련해선 결정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지만 모회사(소프트뱅크) 등에 검토 요청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 문제에 대해서는 "현시점에서 결정한 사실은 없다"면서 주총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자본 관계의 재검토를 포함, 공표해야 할 사실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공표하겠다"고 했다.
기존 이사의 재선임과 신임 이사 선임도 주총에서 의결됐다. 가와베 켄타로 대표이사 회장·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 최고경영자(CEO)는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사내이사였던 신중호 최고상품책임자(CPO)와 오케타니 타쿠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신 CPO가 이사에서 물러났지만 여전히 일본 소프트뱅크와 한국 네이버 간 라인야후 공동 경영 체제는 형식상으론 변함없다. 본래 가와베 회장과 오케타니 CSO는 소뱅 몫, 이데자와 사장과 신 CPO는 네이버 몫으로 2 대 2였는데 이번에 2명이 물러나 1 대 1의 구도가 된 것이다.
하지만 라인야후의 이사회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신 CPO가 빠짐에 따라 네이버의 입김은 약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몫이었던 이데자와 사장이 네이버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라인야후의 위탁 계약 종료 방침은 인공지능(AI) 경제 안보 전쟁 시대 대(對)중국 보안을 소홀히 해온 네이버에 대한 문책 성격이 짙다. 지난 2017년 6월 중국 공산당이 정보기관이 필요한 자료 제공을 법인에 의무화하는 국가정보법을 시행했다. 그럼에도 2018년 8월 네이버의 손자회사 라인플러스가 AI 개발 위탁을 맡긴 라인디지털테크놀로지상하이 유한회사의 중국인 직원들이 최소한 32번에 걸쳐 일본 서버에 접촉한 행적이 드러났다.
또 지난해 11월에도 라인 이용자와 거래처, 종업원 등 개인 정보 44만 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 이 역시 관계 회사인 한국 네이버 클라우드를 통한 제3자의 부정한 접근이었다. 이후 조사에서 추가로 개인 정보 7만9000건이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피해 규모는 총 51만여 건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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