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짜 사업을 본사에서 떼어 낸 후 주식 시장에 상장하길 반복하는 쪼개기 상장을 일삼아온 카카오가 신규 기업공개(IPO)를 지양하고 주주가치 보호를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이하 준신위)가 지난 10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첫 번째 워크숍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준신위는 카카오 계열사의 준법∙신뢰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다.

준신위는 출범 6개월을 맞이했다. 이번 워크숍은 카카오 컴플라이언스 현황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위원회 활동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로 준신위 위원들과 전문위원, 사무국 인력, 카카오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준신위는 지난 2월 카카오에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책임경영 △윤리적 리더십 △사회적 신뢰 회복과 관련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카카오는 준신위 권고 이후 4개월 동안 이번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카카오는 첫 번째 의제인 '책임경영' 기반 마련을 위해 CA 협의체 중심의 컨트롤타워 구조를 확립하고 김범수 CA 협의체 의장 주도로 경영 쇄신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대규모 투자 등 사회적 영향이 높은 의사결정 시 사전 리스크 점검·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의제인 '윤리적 리더십'에 대해서는 가치, 공정, 소통, 책임 네 가지 항목을 포함한 '카카오그룹 윤리 헌장'을 마련해 경영진을 비롯한 카카오 임직원들이 준수할 수 있도록 공표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신뢰 회복'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주주가치 보호와 파트너 상생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주주가치 보호와 관련해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모회사 주주가치 하락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무분별한 신규 IPO를 지양한다는 원칙을 확립했다.

앞으로 기업공개를 추진할 경우 그룹 차원에서 면밀한 사전 검증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며 만약 이 같은 절차를 통해 기업공개가 결정되더라도 주주가치 보호 방안을 함께 마련해 적용할 예정이라 밝혔다.

카카오가 발표한 이번 개선 방안의 세부 내용과 추진 계획을 점검한 뒤 면밀히 평가하는 기간도 갖기로 했다. 평가를 마치는 대로 카카오, 카카오게임즈,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페이 등 6개 협약 계열사가 개선 방안을 성실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준신위는 최근 카카오 등 플랫폼 산업의 특성에 맞는 준법 경영 체계와 평가 기준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준신위는 이를 토대로 앞으로 카카오가 준법·신뢰경영을 선도해 나갈 방안을 연구할 예정이다.

대법관 출신으로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인 김소영 준신위 위원장은 "이제부터는 준신위와 카카오가 함께 개선 방안을 충실히 검토하고 제대로 실행할 차례"라며 앞으로 위원회는 카카오가 약속한 개선 방안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세심히 점검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