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비 6개 늘어난 88개
쿠팡·두나무는 동일인이 법인

김범석 쿠팡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동일인 지정에서 제외되고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받았다.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동일인 지정에서 제외되고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받았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88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또한 개정 시행령과 동일인 판단 지침에서 정한 동일인 판단 기준과 예외 요건도 올해 처음으로 적용됐다. 김범석 쿠팡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동일인 지정에서 제외되고 법인인 쿠팡㈜와 두나무㈜를 동일인으로 지정받았다.

15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시대상기업집단 및 소속회사 수는 지난해 각각 82개, 3076개에서 각각 6개, 242개 증가한 88개와 3318개다.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집단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영원, 대신증권, 하이브, 소노인터내셔널, 원익, 파라다이스 등 7개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이 지정·제외됐다.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으로서 공시의무(기업집단 현황공시, 비상장사 주요 사항 공시,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와 특수 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금지 등을 적용한다.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은 자산 규모 10조원 이상의 집단으로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적용사항 이외에 추가로 채무 보증금지 등을 적용받는다.

공정위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48개 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했다. 전체 수는 지난해와 동일하고 소속회사 수는 44개가 증가했다. 올해부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기준이 기존의 10조 원에서 국내 총생산액의 0.5% 이상인 자산총액 10.4조 원 이상으로 변경됐다. 지정 기준이 다소 상향 조정됨에 따라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전환됐다.

이차전지와 온라인 유통과 같은 신산업 성장 그리고 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보험사의 공정 자산 증가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에 영향을 줬다. 공정위는 올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을 GDP의 0.5% 이상으로 지정한 것에 이어서 "공시대상기업집단도 시장 여건 등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GDP에 연동해서 지정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88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88개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통지했다. /연합뉴스

공정위는 "올해 지정의 경우 케이팝의 세계화, 엔데믹 이후 소비심리 회복에 따라서 엔터테인먼트, 호텔·관광, 의류산업이 급속하게 성장하면서 공시대상기업집단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업 주력 집단 최초로 지정됐고 카지노·관광업을 주로 영위하는 기업집단 '파라다이스'도 지정됐다. 호텔·리조트업 주력 집단인 '소노인터내셔널'도 선정됐으며 이외에도 아웃도어·스포츠 의류 판매 관련 주력집단인 '영원'이 신규로 지정됐다. 

에코프로는 작년 최초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바 있는데 올해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쿠팡은 2021년에 최초 지정된 이후 작년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된 바 있고 올해는 순위가 상승했다. 보험 부채 평가 방식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 주력 집단의 공정 자산 및 순위가 크게 상승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작년에 지정 제외되었다가 올해 재지정됐다. 교보생명보험, DB도 보험업 주력 집단들도 순위가 상승했다. 

기업집단 쿠팡과 두나무는 시행령이 정하고 있는 요건을 충족해서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하게 됐다. 동일인과 친족의 계열출자, 친족의 경영참여와 자금거래 관계 등을 단절시켜 사익편취 우려가 차단된 지배구조를 형성한 기업집단에 대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하게 되므로 투명한 지배구조로의 이행을 유도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공정위는 개정 시행령 적용을 두고 "국적 차별 없이 수범자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동일인 판단 기준을 마련해서 적용함으로써 동일인 판단의 예측 가능성과 합리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다만 재계에서는 법인 총수 지정에 해당되는 국내 대기업 집단이 쿠팡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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