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회복 내수 위축 완화 도움
누적된 정책금리가 회복 제약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현재까지의 수출과 금리 흐름이 지속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2024년 내수 위축의 정도가 완화되지만 충분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수출 회복이 내수 위축 완화에 도움이 되지만 누적된 정책금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여전히 내수 회복이 일부 제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내수가 빠르게 회복되려면 수출 회복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거나 금리 인하가 단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2일 KDI 연구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최근 내수 부진의 요인 분석: 금리와 수출을 중심으로'라는 이름으로 수출과 금리 흐름이 2024년 내수 위축에 미칠 영향을 발표했다. KDI 발표에 따르면 2023년도 상반기 수출 부진은 소비를 -0.42%포인트 감소시켰고 금리 인상은 2023년도 상반기 소비를 -0.03%포인트 감소시켰다. 총합으로는 수출과 금리가 2023년도 상반기 소비를 –0.45%포인트 줄인 셈이다.

KDI는 결과를 두고 "수출은 비교적 즉각적으로 내수에 파급되는 반면 금리 변화는 다소 시차를 두고 영향을 끼친다"며 "따라서 2023년도 상반기에는 수출 부진의 영향이 다소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3년도 하반기의 경우 "내수 위축으로 인플레이션이 가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물가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 정책의 의도된 효과가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시현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2024년도 1/4분기부터는 수출이 회복되며 소비를 0.35%포인트 증가시켰고 금리는 소비를 0.6%포인트 감소시켰다. 2024년도 1/4분기의 수출은 투자를 1.3%포인트 증가시킨 요인으로 작용하였고 금리는 투자를 2.4%포인트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누적된 금리 인상 효과에도 2024년도 1/4분기에 수출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내수 위축의 정도가 일부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안정 위해 선제적인 통화정책 수행해야
인플레이션 안정 교란 정책 가급적 자제
일반적으로 수출이 지속해서 증가하면 다양한 경우를 통해서 내수를 확대할 수 있다. 기업 측면에서 보면 수출의 증대는 해당 기업과 그리고 관련된 기업의 이윤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그 해당 기업 종사자의, 혹은 관련된 기업 종사자의 임금을 올릴 수 있다. 노동소득뿐만 아니라 배당 등을 통해서 자본소득도 발생한다. 이는 가계 소득의 증가로 이어져 소비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설비투자의 측면에서도 한동안 대외 수요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면 기업은 수출품‧중간재 생산을 위해 신규 설비투자를 늘리게 된다. 수출이 증가하면 내수 위축이 완화되는 것이다. KDI는 "수출과 내수의 증가율이 비슷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금리는 투자와 현재 소비의 기회비용을 높이는 요인이다. 기업 입장에서 금리의 상승은 투자 시 기회비용의 상승을 의미한다. 따라서 당장의 투자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다. 가계 입장에서도 금리의 상승은 현재의 소비에 대한 기회비용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는 지금은 저축하고 소비는 줄이게 된다.
KDI는 "내수는 결국 소비와 투자의 합"이라며 "정책금리 인상의 파급효과가 장기간에 걸쳐서 지속되며 2년 전의 정책금리의 변화도 현재의 소비나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9~10분기 동안 지속된다는 것은 1~2년 전의 통화정책도 현재 내수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종합하면 2023년 하반기 수출의 부진과 이후 회복세가 시차를 두고 누적되면서 내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고금리 기조의 지속으로 내수 회복이 제약되는 상황이다. KDI는 "최근의 수출 회복에 따른 내수로의 긍정적 파급이 본격화됨에 따라 향후 통화 긴축 기조가 전환되면 점진적으로 내수 회복이 가시화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고금리정책으로 인해 내수 회복이 제약되고 있는 현상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정상적이고도 불가피한 통화정책의 결과로 해석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DI는 "향후에도 금리정책의 내수 및 인플레이션에 대한 파급 시차를 감안해서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작년 이후 진행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면밀히 분석해서 어느 시점에 긴축 기조를 완화하는 것이 중장기적인 인플레이션 목표 수준인 2% 내외에서 안정시키는 데 효과적일지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발표했다. KDI는 이 과정에서 대규모 내수 부양 등 인플레이션 안정 추세를 교란할 수 있는 정책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KDI는 이 연구 자체는 내수에 미칠 수 있는 여러 요인 중에서 수출과 정책금리만을 분석했기 때문에 향후 내수 경기 흐름은 기타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