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 대비 2배 넘게 상승
투표율 높을수록 여당에 불리해

4·10 총선 재외선거의 투표율이 이전 대비 높아진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여당에 불리한 재외선거 특성 상 높은 투표율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재외선거 4일차 투표율이 45.3%로 나타났다. 이는 20대 국선의 17.8%와 20대 국선의 25.0%를 넘어선 수치다. 4일차 투표자수는 2만2288명으로 3일차(1만9646명)보다 증가했다.
재외선거 투표율이 상승한 상황에서 야당은 관련 입장을 내놓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8일 "재외국민 여러분의 높은 투표율은 이번 총선에 걸린 국민의 여망을 담고 있다"면서 "국민께서 적극적인 투표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외국에서도 주권자로서 권리를 행사해 주신 재외국민 여러분께 존경과 감사드린다"면서 "소중한 주권 행사에 끝까지 동참해 주시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난 28일 재외선거권자 대상 비례대표 선거운동 방송 연설에 출연해 "저희의 부족함 잘 알고 있다. 실망을 드린 일도 적지 않다"며 "염치없는 줄 알면서도 고개 숙여 국민께 호소드린다. 딱 한 번만 더 저희를 믿어달라"고 했을 뿐 투표율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정치권에서는 통상적으로 투표율이 낮으면 보수 정당에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고 본다. 특히 최근 총선 추이를 보면 투표율이 55%를 넘을 땐 민주당에 유리했고 그렇지 않으면 국민의힘 계열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외선거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에 유리해 전문가들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재외선거의 높은 투표율은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높은 재외선거 투표율은 국민의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투표율이 높다는 얘기는 동남아를 비롯한 아시아나 유럽의 재외국민들이 많이 투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외국민의 성향을 분석해 봤을 때 미주나 일본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지만 아시아나 유럽 쪽은 진보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재외선거 유권자를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 지역 거주자가 51.2%(7만5830명)로 가장 많았고 미주 거주자가 31.5%(4만6595명), 유럽 거주자가 13.3%(1만9624명)로 뒤를 이었다.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투표율은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재외선거 선거인단 수는 14만7989명이다. 이는 21대 총선과 비교하면 14.0% 감소했으며 20대 대선과 비교하면 34.6% 줄어든 상황이다. 선거인단 수는 줄어들었지만 투표율 자체는 상승한 상황이다. 21대 총선 최종 재외투표자 수(4만858명)와 투표율(23.8%)을 넘겼으며 20대 총선의 투표율도 넘은 상태다. 20대 총선 재외투표 선거인단 수는 약 22만6559명이고 선거에 최종으로 참가한 사람의 수는 약 9만3795명으로 선거인단 중 41.4%가 참여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