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언론 특정 세대 프레임화
세대 간 갈등 사회 통합 저해시켜

세대 갈등 /연합뉴스
세대 갈등 /연합뉴스

이른바 '세대 간 갈라치기'가 사회 문제 해결을 방해하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미디어와 언론에서 나오는 모습이 세대 갈등을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세대 내에 있는 불평등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26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세대 간 갈등이 사회 통합을 저해하는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의 조직과 미디어가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개인주의적이라고 특징짓고 있다. 반대급부로 SNS나 커뮤니티에서는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성세대'에 대한 '꼰대' 프레임화가 진행되고 있다. 

프레임화의 예시로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SNL코리아 시즌3>의 'MZ 오피스' 코너를 들 수 있다. 해당 콘텐츠를 두고 인터넷에서는 '현실을 묘사한 것'인지 '희화화를 통한 조롱'인지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최영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언론이나 미디어에서 좀 과장한 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개인주의화 되면서 과거에 있던 권위주의적인 부분들을 청년들이 못 견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바람직한 부분이다"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세대론은 근거가 별로 없는 주장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최 교수는 "세대 간의 차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대 내 차이"라고 지적했다. 신진욱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그런 세대는 없다:불평등 시대의 세대와 정치 이야기>라는 책을 통해 세대론을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청년층에서 저출생 문제를 기성세대 탓으로 돌리는 의견이 나오거나 기성세대에서도 "청년기에 안 힘든 세대 어디 있었냐"며 청년층을 비판하는 등 세대 간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이는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방해해 사회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진로‧취업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으나 이들을 위한 지원은 미비한 상황이다. 공시 준비를 2년 동안 하다가 최근 그만둔 A 씨는 "공시 준비를 계속하면 인생을 포기할 것 같아서 그만뒀다"면서 "2년이란 시간을 보냈음에도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해 우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4월 보건사회연구 학술지에 실린 '같지만 다른 그들, 청년: 성별 자살 생각과 자살 시도 영향 요인의 탐색 연구' 논문에서 만 20~39세 청년 1012명의 42.1%(430명)가 지난 1년 내 극단적 선택을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명호 단국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취업도, 결혼도, 집 구하기도 너무 어려운 시기"라며 "대학을 졸업하면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웠던 기성세대와는 다른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청년층의 자업자득", "50, 60대가 가진 것을 20대에게 줘라"등의 상호 비방적 얘기가 나와 건설적 논의를 어렵게 하고 있다. 최 교수는 "세대 갈라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 사회의 재분배가 잘 이루어지는지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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