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시도 후 응급실 찾은 인원 절반 MZ
청년 빈곤 사회적 문제 정책적 개입해야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살을 시도한 청년 수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 엎드려 있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김현우 기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살을 시도한 청년 수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용산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 엎드려 있는 한 청년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사실과 무관함 /김현우 기자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자살을 시도한 청년 수가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8일 발표한 '자살 실태조사'를 보면 자살 시도 후 응급실을 찾은 인원 중 43%는 10대, 20대 청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복지부가 발표한 '2023 자살 실태조사'를 보면 응급실 기반 자살 시도자 사후관리 사업에 참여한 총 85개의 병원에 내원한 자살 시도자 3만665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9~29세 9008명(29.4%), 18세 이하 4280명(14.0%), 30~39세가 4251명(13.9%) 순으로 모든 연령대에서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번 조사는 19세 이상 75세 이하의 성인 2807명에 대해 2023년 8월 25일부터 2023년 10월 8일까지 방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살 시도를 한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44.8%) △가정생활의 어려움(42.2%) △정서적 어려움(19.2%)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 생각 유 경험률은 여성이 16.3%로 남성보다 약 1.2배 높았다. 자살 시도자 중 혼인상태가 ‘사별 또는 이혼인 경우’는 29.5%로 미혼·유배우자의 경우에 비해 높았고, ‘1인 가구’인 경우 18.7%로 ‘2인 이상 가구’(13.7%)에 비해 약 1.4배 높게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28일 발표한 '2023 자살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가 28일 발표한 '2023 자살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이번 조사에서 10~30대 청년의 자살 시도율이 높게 나타난 것을 두고 '청년 빈곤' 문제가 주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와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12월 6일 공개한 '2022년 서울청년패널 기초분석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청년의 자산 빈곤율은 55.6%로 조사됐다. 자산 빈곤 상태란 자산 규모가 균등화 가처분소득(실소득) 중위소득 50%(2021년 기준 월 소득 132만2500원)의 3개월 치 미만, 즉 자산이 396만7500원 미만인 경우를 의미한다.

청년 1인 가구의 자산 빈곤율은 62.7%로 전체 청년 자산 빈곤율보다 7.1%p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 거주하는 1인 가구의 취약성이 드러난 결과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청년은 27.7%였다. 생활비가 부족했을 때 어떻게 해결했느냐는 질문에 41.2%는 부모에게 무상으로 지원받았고, 17.7%는 저축이나 예금·적금 해약을 통해 해결했다고 답했다.

국토교통부의 주거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청년 가구 중에서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7.5%에 달했다. 이는 일반 가구의 주거 빈곤 비율 4.6%보다 2.9%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청년층의 자산 증식 속도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뎌지고 있다. 전체 가구와 청년 가구의 자산 규모 차이는 2012년 1억3454만원이었지만, 2021년에는 2억2207만원으로 격차가 더 커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청년 가구주 가구의 자산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데, 그 증가세는 가구 유형과 소득계층에 따라 큰 차이가 있어 청년들 사이에 자산 편차가 커지는 양상이 뚜렷하다"라며 "이러한 현상이 자산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정책적 개입이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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