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김지용·권영수 對 '철강' 장인화
작년 실적 부진 '복합적 시황 악화' 때문

지난 2022년 3월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관계자들이 소액주주 주총 참여 보장 등을 촉구하며 입구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2년 3월 18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금속노조 관계자들이 소액주주 주총 참여 보장 등을 촉구하며 입구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이 6명으로 압축됐다. 지난해 말 본격적인 인선 절차에 돌입한 지 한 달여 만에 유력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최정우 회장 체제의 포스코맨 중에선 김지용 사장이 후보로 남은 가운데 철강 경쟁력 회복과 이차전지로의 사업 확장을 둘러싼 헤게모니 전쟁이 불붙었다.

1일 철강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지난 31일 밤 11시경 차기 회장 후보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해 공개했다. 앞서 후추위는 내부 인사 5명과 외부 인사 7명 등 총 12명의 '숏 리스트'를 결정하고, 이들을 상대로 심층 심사를 진행해 왔다. 

후추위가 확정한 후보는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 원장(사장) 등 포스코 전현직 임원 출신 후보 3명과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등 외부 후보 3명이다.

이번 파이널리스트는 차기 회장 후보 최종 1인을 선정하는 레이스의 사실상 마지막 관문이다. 후추위는 앞으로 집중적인 대면 심사(2월 7~8일)를 거쳐 1명을 차기 회장 후보로 선정해 이사회 결의를 거친 뒤 3월 주주총회 선임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이다.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31일 8차 회의를 열고 심층 면접 심사 대상자인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포스코그룹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31일 8차 회의를 열고 심층 면접 심사 대상자인 '파이널 리스트'를 확정했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동섭 현 한국석유공사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 전중선 전 포스코홀딩스 사장,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우유철 전 현대제철 부회장. /포스코그룹

지금까지 유력하게 거론되던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역대 포스코 회장 중 4대 김만제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출신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최후의 1인에 전현직 임원 출신 후보가 낙점 가능성이 높지만 포스코 안팎에서 벌어지는 헤게모니 전쟁이 변수로 꼽힌다.

3인의 포스코 출신 가운데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연구원장은 이차전지 사업 확장을 추구해 온 최정우 회장의 경영을 무난하게 계승할 적임자로 꼽힌다. 반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포스코 철강부문장을 역임한 장인화 전 사장은 주력사업 경쟁력 회복을 바라는 주주들의 지지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차전지 사업 전문가로 꼽히는 권영수 전 부회장이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LG그룹의 이인자로 통했던 권영수 전 부회장의 '포스코 이동설'은 지난해 11월 LG엔솔 사퇴 시점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이차전지 사업 주력 계열사인 포스코퓨처엠이 지난해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부진을 겪으면서 1957년 동갑내기 최정우 회장의 구원투수로 등장할 것이란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전략기획총괄 사장 역시 전일 열린 실적 발표에서 2차전지 사업 계획과 관련 "현재까지 집행됐거나 집행되고 있는 투자를 다시 되돌리거나 혹은 그 방향을 크게 바꾸거나,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홀딩스는 2023년도 연결 실적으로 매출액 77조1270억원, 영업이익 3조531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27.2% 하락한 수준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케미칼 등 친환경 미래 소재 부문과 철강 부문의 시황 악화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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