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신한 우리 농협 하나 성과급 축소
이자 장사 돌팔매질 ‘기본급 4배→2배’
임금 인상률도 3→2%, 복리후생 개선

고금리 장기화에 서민 대출 문턱이 좁아지면서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5대 은행 성과급을 움츠러들게 했다. ‘이자 장사’, ‘돈 잔치’, ‘종노릇’, ‘갑질’ 등 윤석열 대통령부터 날선 비난으로 은행의 사회적인 상생 역할을 압박했다. 백기를 든 은행은 성과급을 많게는 절반까지도 축소하고 임금 인상 폭도 줄였다.
그러나 여전히 기본급의 200%대에 달하는 성과급에 돈 잔치 눈총은 여전하다. 5대 은행은 성과급을 줄이는 대신 직원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저출생·고령화 등 정부가 당면한 문제에 ‘애 낳으면 현금 지급’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2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이달 중 2023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통해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전년보다 축소했다. 5개 은행의 임금인상률은 지난해 3.0%에서 2.0%로 1.0%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일반직 기준)
특히 성과급이 큰 폭으로 축소됐다. 기본급의 4배까지도 지급하던 성과급을 절반인 2배 수준으로 줄였다.
먼저 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30%만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작년 성과급은 기본급의 280%에 현금 340만원을 더 얹어줬다. 신한은행 올해 성과급은 전년(기본급의 361%)에 비해 80%포인트 하락해 기본급의 281%를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기본급의 400%에 200만원 현금까지 얹어줬던 NH농협은행은 성과급 퍼센트를 200%로 줄였다. 대신에 현금 100만원을 더 얹어 3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통상임금의 200%+300만원)
우리은행은 기본급의 180%대에서 잠정 합의했다. 1년 전 우리은행은 기본급의 292.6%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이익 연동 특별성과급으로 기본급의 280%를 지급한다.(이달 말 200% 선지급, 4월 말 80%) 추가로 현금 100만원도 얹어준다. 작년 하나은행은 기본급의 3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5대 은행의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축소는 2년여 동안 이어진 정부와 정치권의 사회적인 상생 요구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을 위한 ‘2조원+@’ 규모의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상생금융)’을 시행키로 했다. 새해 시작 전부터 금융당국은 국내 20여 개 은행장을 한자리에 모아 상생 금융에 대한 압박을 가했다.
바짝 엎드린 은행 나랏님 입맛대로
결혼 지원금 출산 경조금 등 팔 걷어
은행은 성과급을 줄이는 대신 결혼 지원금과 출산 경조금 등 임직원 복리후생을 강화하는 편으로 정책 방향을 움직였다. 이 또한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국가적인 문제에 은행이 응답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만 35세 이상 미혼 직원에게 결혼장려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출산 경조금을 첫째와 둘째를 낳을 때 각각 100만원, 200만원 지급하기(기존 80만원)로 했다. 셋째(150만원→300만원)와 넷째(200만원→400만원)도 상향했다.
국민은행도 둘째는 8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15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렸다. 미취학 자녀 교육비도 둘째의 경우 월 18만원에서 20만원으로, 셋째 이상은 월 20만원에서 월 25만원으로 올렸다. 우리은행은 재고용을 조건으로 한 육아 퇴직과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를 도입, 본인 결혼 축하금을 10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였다. 농협은행은 가족 돌봄 근무 시간 단축 제도와 2시간짜리 '반의 반차' 휴가를 신설했다.

한편 지난해 1∼9월 5대 은행의 복리후생비 지급 규모는 약 3244억원으로, 전년 동기(약 2795억원)보다 16.1% 증가했다. 임직원 1인당 복리후생비 평균 역시 379만원에서 444만원으로 상향된 셈이다.
또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시기 5대 은행 직원의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9500만원에 달했다. 전년 동기 대비 500만원 늘었다. 국민은행이 1억2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하나은행(9900만원) 신한은행(9800만원) 우리은행(9200만원) 농협은행(8500만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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