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병 선거구 쟁탈을 위한 국민의힘 예비후보 간 경선은 노련한 정치인과 젊은 정치인 간의 3파전이 될 전망이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남양주병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힘 예비후보는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 △정재준 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 △신원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으로 총 3명이다. 

경기도 남양주시 병은 20대 총선 때 신설된 선거구로 남양주시의 인구가 계속해서 늘어 2개 선거구로 부족해져 신설된 지역이다. 남양주시는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가 높은 지역이었지만 지난 21대 총선에선 민주당이 갑·을·병 지역구를 모두 차지했다.

정치권에선 남양주병 지역구가 검찰 저격수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재선할 확률이 높은 곳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선거 승리를 위해 최종 후보를 신중하게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까지 조 후보는 원래 민주당에서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이란 당직을 지냈다. 그는 2018년 7월 1일부터 2022년 6월 30일까지 제8대 경기도 남양주 시장을 지냈다. 민선 7기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재난지원금 지급 방식 문제'와 '하천 정비사업의 원조 논란'으로 갈등을 빚으면서 당적을 옮긴 케이스다.

조 후보와 민주당과의 갈등은 2020년 제21대 총선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내 경선 과정에서 재선에 도전한 현직 국회의원 김한정 후보를 낙선시키고 전 청와대 비서관인 김봉준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당시 자신의 정무비서를 통해 권리당원 모집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되는 등 갈등을 빚었다.

재판 결과 그는 1심에서 징역 1년6월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으며 대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받았지만, 지난해 8월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이후 9월 국민의힘에 영입됐다.

조 후보는 "남양주시를 더 발전된 도시로 만들고 싶다"며 총선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출마 선언 자료를 통해 "지난 4년간 시장으로 재임하면서 쌓은 시정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이 돼서 남양주병 지역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부족한 도시 기반 시설을 채워 더 큰 발전의 모멘텀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남양주 시장으로 재임 당시 왕숙 신도시와 GTX-B노선 유치, 지하철 8·9호선 연장, 계곡 정비 등 굵직한 성과들을 냈지만 하지 못한 일도 많았다"며 "교통 문제가 해결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발전을 위한 기업 유치가 원활해지고, 종합병원 유치도 가능해진다"고 다수의 교통 관련 정책을 내놨다. 

서울 강남과 남양주를 연결하기 위해 경춘선과 분당선을 직결하는 것이 조 후보의 목표다. 그는 "경춘·분당선의 기점과 종점을 각각 춘천과 수원으로 정하고 기존의 종점인 청량리를 경유지로 정해 경춘·분당선이 직결되면 9호선과 GTX-B에 이어 철도 교통의 3박자가 완성될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조 후보가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서는 민주당 시장 출신이라는 점 등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젊은 정치 신인이면서도 국민의힘 당직 경험이 상당한 정재준 후보, 38년 동안 남양주에 거주한 신원철 후보와의 대결도 치러야 한다. 지난해 10월 11일 국민의힘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트라우마 극복도 관건이다. 김태우 당시 후보(전 강서구청장)와 이미지가 겹쳐 보일 수도 있다는 것.

지난 12월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 꽃'은 내년 총선 때 경기도 남양주시 병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김용민 의원이 출마하고 국민의힘 후보로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이 출마할 경우, 김용민 의원이 18.6% 차로 앞선다고 분석했다. 해당 기관은 지난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조사에서 진교훈 후보가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에게 15%p 차 이상 완승을 거둘 것이라 예측했다. 이는 실제 개표 결과와 가장 근접한 결과였다. 

이와 관련 조 후보는 여성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론조사는 늘 변하는 것이고 편향성이 있을 수 있다"며 "민주당에 완전히 경도돼 있는 기관의 여론조사가 객관적으로 정확하냐 하는 의구심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15일 '조원씨앤아이'에서 발표한 경기도 남양주시 병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여론조사에서는 조 후보의 회복세가 나타났다. 김 후보 44.6%, 조 후보 38.2%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같은 조사에서 정재준 후보와 김 후보가 붙었을 때는 김 후보 43.8%, 정 후보 34.4%로 나타났다.

김 전 구청장은 조 후보처럼 사면 후 보궐선거에 출마했었다. 지난해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청장직을 상실했으나 3개월 후 윤석열 정부 8.15 광복절 특별사면됐다. 사면 복권 조치로 인해 피선거권을 회복한 그는 2023년 하반기 보궐선거에 다시 강서구청장 후보로 출마했으나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17.15%p 차로 패했다.

당시 김 전 구청장의 특별사면을 두고 정치권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특별사면이 알려진 직후 "윤석열 정부는 '가짜 공익 제보자'에게 출마의 길을 열어 준 데 대한 국민의 심판이 남아 있음을 명심하라"고 비판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형 확정 3개월 만에 사면한 김 전 구청장을 국민의힘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공천한 것을 두고 "말도 안 되는 공천"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김태우 전 구청장은 '광복절 특별사면' 확정 1시간 만에 10·11 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조 후보와 경선을 치를 정재준 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 소장은 상반되는 이미지다. 젊은 나이와 학교폭력전문가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춘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교육‧법률‧행정 전문가인 것을 꼽고 있다.

남양주병의 신도시는 주로 젊은 MZ세대 부부가 거주하는데 "교육과 혁신, 실용과 성장이라는 시민의 욕구를 잘 알아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후보의 설명이다. 그는 "책임당원들이 대부분 학부모"라며 이 외에도 "법률 전문가로 합법적 정책과 법안 추진에 강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이자 학교폭력과 교권 회복에 평생을 매진해 온 교육전문가인 그는 "이미 남양주 초중고 학부모 및 교사분들과 교육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신원철 예비후보는 한양대학교 공공정책 대학원 지방자치학과 대우교수로 국민의힘 중앙위원회 교육분과 부위원장이자 현직 대통령직속기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이다. 또한 공정과상식포럼 지방분권특별위원장도 맡고 있다. 그는 지난해 28일 서울 장충동 민주평통 사무처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2023년 자유민주주의 평화통일 기반 조성 유공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훈했다.

신 후보는 9월 1일부터 2년간 국민과 함께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해 대통령께 정책건의, 통일여론 수렴 등의 활동을 수행했었다. 지난 7일에는 한상우 지방자치연구소장과의 공저인 '한국 지방자치 발전론'의 사인회 및 '한국 정치 교체를 말하다' 주제의 북 콘서트를 열어 800여명의 지지자와 후원자가 참석한 상황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신 후보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후보 중 가장 풍부한 정치 경험과 남양주에서의 38년 동안의 거주를 통한 애향심을 꼽았다. 그는 "경기도의원 선거에 나가 최다 득표를 했다. 그때 세월호 사건으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룬 성과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스로에 대해 "경쟁력이 있는 후보"라고 덧붙였다. 남양주 조광한 시장하고 붙어 맞대결해도 애향심에서 뒤질 부분이 없고 정치 경력에서도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조 후보와 정 후보 그리고 신 후보의 대결은 빅텐트를 위해 영입된 전 민주당 인사와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이기도 하다. 조 후보를 선택할 경우 지난 보궐선거와 달리 성공적인 신승을 거둘 것인지 주목된다. 신 후보를 선택할 경우 풍부한 정치 경험과 애향심이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가 기대된다. 반면 정 후보를 선택할 경우 국민의힘의 새로운 인물이 선거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에 대한 성적표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 인용된 여론조사 개요

▷의뢰기관: 여론조사 꽃 자체 조사 ▷조사기관: 여론조사 꽃(대표이사 김어준) ▷조사 대상 : 경기도 남양주시 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 규모: 14982 ▷표본 추출틀: 무선전화 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조사 방법: 무선전화 면접 ▷조사 기간: 2023. 11. 29-30(2일간)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의뢰기관: 프레스뉴스통신 ▷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대표이사 ) ▷조사 대상 : 경기도 남양주시 병 선거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표본 규모: 503 ▷표본 추출틀: 무선전화 번호, 휴대전화 가상번호 ▷조사 방법: 무선 ARS ▷조사 기간: 2024. 01. 13-14(2일간)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