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소속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경합할 때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자금력이 막강한 정치후원단체 지지를 받은 헤일리 전 대사는 경선의 판세를 좌우할 아이오와주에서도 활발한 유세 활동을 시작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25일 헤일리 전 대사와 바이든 대통령의 대결을 가정한 최근 여론조사 36개 평균을 낸 결과 지지율은 각각 42.9%와 39.4%로 헤일리 전 대사가 3.5%포인트 앞섰다.

이러한 격차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경합할 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매체가 낸 508개 여론조사의 평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맞붙을 경우 지지율은 각각 43.4%와 45.3%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7%포인트 앞선 것으로 드러났다.

헤일리 전 대표는 51세로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며 여성 인권에도 비교적 전향적이라 확장성 있는 공화당 후보로 꼽히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아메리칸리서치그룹이 지난 14~20일 뉴햄프셔주 공화당 예비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6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와 헤일리의 지지율 격차는 오차 범위 내에 드는 4%포인트였다. 뉴햄프셔주는 '민심 풍향계'로 불리는 지역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러한 상승세에 힘입어 아이오와주 집중 공략에 나섰다. 25일 헤일리 전 대사의 선거운동원들은 아이오와주에서 10만 가구를 방문하는 저인망식 유세를 돌았다. 아이오와주는 공화당 첫 경선 예정지인 만큼 경선의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전까지 헤일리 전 대사는 중도 성향의 뉴햄프셔주와 고향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선거운동을 집중해 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비해 자금력과 조직력에서 열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후원단체 '번영을 위한 미국인들(AFC)'이 지지를 선언하며 헤일리는 아이오와주 공략의 기회를 얻었다. 해당 단체는 보수성향의 억만장자 찰스 코크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단체는 헤일리 전 대사의 대선 지지 광고 및 유세에 지금까지 570만 달러(한화 약 74억원) 이상을 썼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헤지펀드의 전설' 스탠리 드러켄밀러, 부동산 업계 거물 배리 스턴리히트 등 월가 거물들도 잇따라 헤일리 지지를 선언했다.

이에 자신감을 얻은 헤일리 전 대사는 지난주 아이오와주 지역 매체 디모인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바로 지상전을 할 때"라며 "우리는 모든 지역을 뒤덮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