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란 누구나 획득 가능한 능력
감각은 상당히 사후적이고 후천적
센스·감각을 키워가는 과정의 묘미

책에서 읽은 것을 잃지 않고자 필사를 합니다. 책 속에서 제가 느낀 감정(feel)과 생각(思)을 여러분께 전달합니다

『센스의 재발견』 미즈노 마나부, 하루, 2015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 리더스북, 2021

『센스의 재발견』필사. /최영은

작년 초겨울이었다. “센스가 있지만 최상급의 센스는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듣자마자 바로 든 생각은 ‘최상급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센스를 키울 수 있을까?’였다.

우리는 흔히 센스를 타고난 감각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센스는 누구나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닐까? 본인 안에 잠재되어 있으며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의문을 가진 채, 오늘도 책을 집어 들었다. 일본 쿠마모토 현의 지역 캐릭터 쿠마몬을 기획한 미즈노 마나부의 <센스의 재발견>이다.

저자는 말한다. 센스란 결코 감각이 아닌 ‘지식의 축적’을 통해 가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게임에서 캐릭터 능력치를 키워 마스터가 되듯 센스 또한 그렇다. 누구나 노력하면 얻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센스 있는 멋쟁이’라고 느껴지는 A양이 있다고 치자. 그는 평범한 스웨터를 입고 왔는데 센스 있다고 느껴졌다. 옷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그가 별생각 없이 평범한 스웨터를 골랐다고 생각할 텐데 명백히 다르다. 사실 A양은 열심히 패션을 공부하고 옷이나 그때 유행하는 아이템을 잘 알고 있다. 두 지식을 합쳐 옷을 고르는 것이다. A양은 이렇게 자신의 체형과 개성에 어울리는 패션을 찾았다.

반면, B양은 항상 유행하는 복장을 하고 있어서 패션을 좋아하는 건 알겠지만 센스는 없어 보이고, 멋져 보이지도 않는다. 왜 그럴까? 그의 지식은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지금 뭐가 유행하는지’라는 점에 국한됐으며, 자신의 체형, 개성, 분위기 같은 객관적 정보는 갖고 있지 않다. 그 결과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한 복장을 하게 되어 센스도 없어 보이고, 멋져 보이지도 않는다.

위에서 말한 B양에 해당하는 사례를 들어보자. 바로 필자에 해당하는데, 2023 f/w 트렌드 컬러인 빨간색 크롭 스웨터를 입어보았다. 허리가 통자여서 크롭은 언감생심이었고 빨간색은 얼굴 톤에 맞지 않았다. 결론적으로는 고추장 룩이 되어버린 대참사였다.

확신과 주관에 따른 정보를 아무리 모아도 센스는 좋아지지 않는다. 우리는 나름대로 확신하는 각자의 ‘사고방식’이 있다. 이 사고방식, 즉 주관적인 틀에서 의식적으로 벗어날 줄 알아야 한다.

위 패션 사례뿐 아니라 사업 계획이나 기획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 무엇이든 객관적인 정보를 모으는 일이야말로 센스를 좋게 만드는 중요한 방법이라고 미즈노 마나부는 알려준다. 그의 지침대로 ‘최상급의 일머리 센스’를 키우기 위해 무엇에 집중해야 할까?

사업 계획 주간에 회의를 준비하면서, 나름대로 생각해 필요한 자료를 회의실 책상 위에 올려뒀다. 그런데 제일 중요한 기본 자료를 빠트렸다. 또 회의를 하면서 노트북의 사업 계획 표를 수정하는 역할을 맡았는데 중요한 섹션을 찾지 못하고 버벅거리기도 했다.

핵심을 짚어내지 못하고, 준비가 미흡했다. 아무래도 일머리 센스는 기본도 안 되나 보다. 야마구치 슈의 <일을 잘한다는 것>에서 강조하는 것은 ‘감각’이다. 책의 부제가 ‘자신만의 감각으로 일하며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 사람들’인 만큼 감각을 중요한 요소로 이야기한다.

미즈노 마나부는 센스는 타고난 감각쯤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는 대강의 느낌쯤의 뜻으로 쓰였다면 야마구치 슈가 말하는 감각이란 섬세한 민감성을 이야기한다. 

​『일을 잘한다는 것』필사. /최영은

야마구치 슈는 감각 역시 센스와 같이 사후적이고 후천적인 것이라고 강조한다.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에 대한 해답을 얻고 싶은지를 알아야 한다. 그런 점들을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무작정 인풋에만 쏟아붓는 건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 ‘일을 잘하는 것은 성과를 내는 데 필요하고 도움이 되는 일을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감각이 부재한 필자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즉 천지 분간 못 하고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말로만 디지털팀 역량 부족이라고만 말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나가야 할지 전략을 짜고 실행에 옮기지 않았다. 이런 중생을 위한 상사와의 면담에서 방향과 해답을 얻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움직일 때다.

올해가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2024년의 역량 업그레이드와 성과를 내는 일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센스와 감각을 단련해 나가리라 다짐한다. 또 금년 다짐이 내년 다짐이 되지 않기 위해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과정의 묘미를 다시 기록해 보기로 한다.

미즈노 마나부의『센스의 재발견』 , 야마구치 슈의『일을 잘한다는 것』 . /하루, 리더스북
미즈노 마나부의『센스의 재발견』 , 야마구치 슈의『일을 잘한다는 것』책표지 . /하루, 리더스북

 


※ 12월 13일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리는 '주얼리 페스타'에 참석하고자 하는 독자는 아래 링크를 클릭해 사전 등록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예약은 선착순 100명까지입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