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측에서 소신껏 일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윤핵관' 희생 압박 강도를 높이자 김기현 대표가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정면 반박했다.

1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혁신위의 영남 중진·친윤 험지 출마 요구가 권고에만 그치고 제3호 혁신안에도 담기지 않은 상황에서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원회는 당 공식 기구 중의 하나"라면서 공천까지 좌우하려는 행태를 직격 비판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가 공식 기구와 당내 구성원들과 잘 협의해 총선 준비를 하고 당내 문제를 해결해 가는 시스템이 잘 작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15일에는 ‘조기 해체론’ 등을 들고나온 혁신위에 대해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보도되고 그게 번복되거나 혼선을 일으키는 모습은 당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특히 김 대표는 전날 인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맡은 임무를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면서 공개적으 '윤심'을 팔고 나선 것에 대해선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윤 대통령까지 에둘러 비판했다.

지난 3월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때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로 누구보다 윤심을 내세웠던 김 대표가 윤심 팔이에 회의감을 느낀 것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떠넘기며 퇴진을 요구하는 신평 변호사 등 대통령 측근을 자처하는 이들의 변화된 기류를 포착한 이후다.

혁신위가 지도부 거취를 압박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당 대표의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관심 가져주신 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다. 최근 이준석 전 대표가 "김기현 대표가 1~2주 안에 쫓겨날 것"이라고 하는 등 일각에서 제기된 지도부 흔들기를 윤심 팔이로 규정한 것.

반면 당 내부에선 혁신위에 김 대표의 공천권까지 넘기라는 주장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 대표의 어제 발언은 본인 약속을 스스로 깨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권을 주겠다고 한 약속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인요한 혁신위가 무너지면 김기현 체제도 같이 무너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