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점은 찍었지만 가속도 붙는건 아직
업계에선 단가와 물량 동시 회복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의 반도체부문 자회사인 세메스 천안사업장을 찾아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장비 생산 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삼성전자

한국 경제의 희비를 좌우하는 반도체 업황이 반전 중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나온다. 정부가 앞서 상저하고 예측엔 실패했지만 '올저내고(올해는 저조, 내년엔 회복)'는 이미 시작된 분위기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10월 반도체 수출액은 89억4000만 달러(약 11조993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감소했다. 지난해 대비 수치상으로는 여전한 감소세지만, 폭은 지난달(-13.6%)보다 확연히 줄었다. 지난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이기도 하다.

10월 수출액은 550억9000만 달러(약 73조99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5.1% 증가했다. 2022년 10월부터 1년간 이어진 월간 수출 마이너스 행진의 고리를 13개월 만에 끊고 플러스 전환한 것이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6억2000만 달러로, 전년비 7.6% 증가했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메모리 과잉 공급에서 비롯됐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다보니 올해는 경기 반등이 어려운 한 해였다. 아직 수출 회복 속도에 가속이 붙은 것은 아니지만, 저점은 찍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전체 수출 물량도 1634만t으로 올해 최대치를 기록하며 전년비 14.3% 늘었다. 이번 반도체 회복세는 10월부터 북미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주문이 1년 만에 재개된 영향이다. 4분기 D램·NAND ASP(평균판매가격)가 2021년 3분기 이후 2년 만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도 훈풍이 감지된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반도체의 영업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 4조3600억원에서 3조7500억원으로 감소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2개 분기 만에 D램 사업이 흑자 전환했다. 회사 전체로는 영업손실 1조7900억원을 기록해 직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1조원 개선됐다.

권희진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전반적인 제조업 업황이 저점을 지나는 신호가 관찰돼 내년부터는 반등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며 "수출 감소의 주 요인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회복되는 동시에 부진했던 후방산업(모바일, PC, 서버) 회복으로 수출물량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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