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대리 플레이시켜 보상받아
'회색지대' 알고도 마땅한 대책 없어
공정 추구 MZ세대 감정선 건드려

게임 로스트아크의 화면 /연합뉴스
게임 로스트아크의 화면 /연합뉴스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가 이벤트 대리 계정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알피지의 온라인 게임 로스트아크는 지난 9월 보스 '카멘'을 출시하며 새로운 이벤트를 시작했다. 2019년 12월 4일 정식 오픈한 로스트아크는 2020년 8월 12일부터 시즌 2의 막을 올렸다.

로스트아크에서 새롭게 시작한 이벤트 '카멘 더 퍼스트'는 보스 레이드를 두고 TOP 10에 든 공격대(팀)에 소속된 공격대원 80명에게 순위에 따라 각종 명예 보상을 지급하는 이벤트이다. 해당 이벤트에 많은 이용자들이 참여하였고 이에 시작 10일 만에 첫 클리어 공격대가 나왔다. 이후 20일 차까지 9번째 클리어 공격대가 나오는 등 순항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성황리에 마무리될 듯했던 이벤트는 곧 논란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처음 논란이 생긴 건 지난 2일이었다. 디스코드(음성, 채팅, 화상 통화 등을 지원하는 인스턴트 메신저)에서 한 이용자가 대리 플레이가 의심되는 발언을 한 게 발단이 됐다. 해당 이용자의 발언을 수상하게 여긴 이용자들은 과거 클리어 기록과 행적을 조사하여 운영진에게 대리 플레이 의혹을 제보했다. 이후 TOP 10에 든 공격대원 다수가 임시 접속제한 조치가 적용된 것이 밝혀지며 대리 계정 문제가 불거졌다. 

게임 업계의 '회색지대'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용자 간 현금거래, 대리 레벨 업 등의 문제가 게임 이용자 간의 격차를 만든다며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다. 

대표적인 회색지대 중 하나인 이용자 간 현금거래는 게임 내 아이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발생한다. 게임 아이템을 거래하고자 할 때 재화의 최대치 때문에 거래가 안 되거나 게임 내 재화로 거래할 경우 발생하는 수수료 등의 문제가 있다. 따라서 유저들은 아이템을 비롯한 게임 내 재화 거래 시 주로 현금거래를 하곤 한다. 

대리 레벨 업 역시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게임은 열심히 플레이하여 많은 재화를 얻은 이용자가 더 강해지고 이득을 보는 구조다. 따라서 게임 그중에서도 RPG 계열 게임의 경우 만족할 만한 성장을 위해 큰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 게임 유저 A가 돈을 주고 B에게 대리 레벨 업을 시킬 경우 A는 별다른 노력 없이 강한 캐릭터와 아이템을 가지게 되어 공정성 논란이 생기게 된다.

회색지대는 이용자들에 의해 꾸준히 문제가 제기되어 왔으나 게임사에서 이를 포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설령 포착한다고 하더라도 '돈은 다른 일 때문에 준 것이며 게임과는 무관하다'고 발뺌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잡아내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러한 회색지대가 게임 회사의 이윤에 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어 회사의 입장에서는 구태여 시간과 돈을 들여 이러한 이용자들을 잡을 동력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회색지대는 게임사와 이용자 모두가 쉬쉬하며 암묵적으로 계속 유지되어 왔다. 

이번 로스트아크 '카멘 더 퍼스트 클리어 이벤트'의 경우, '랭킹'이라는 이름으로 플레이에 성공한 유저들의 이름을 게임사에서 공지하는 이벤트였고, 이에 예외적으로 게임사에서 제재를 가해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단순히 이번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그동안 암묵적으로 방치해 온 회색지대 역시 없애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회색지대의 핵심은 결국 공정성 논란이다. 회색지대에 반대하는 이용자들은 게임에 애정을 갖고 열심히 플레이하는 유저들이 대리 플레이 등에 의해 피해를 본다고 주장한다. 열심히 플레이하는 유저가 아닌 돈이 많은 유저가 게임을 열심히 하지도 않고 이득을 보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게임 커뮤니티 등지에서는 이러한 반대 의견에 '돈이 없냐?', '결국 게임을 어떻게 플레이하는가는 유저의 마음이다'라고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다만 게임 플레이에서도 빈부격차가 나오고 있는 데 대한 MZ세대의 반감도 커지고 있다. 공정을 추구하는 MZ세대의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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