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로 밀려난 게임 점유···음악은 남달랐다
티켓 못 구한 유저 "추가 공연 어려운가요?"
추억 자극하는 OST..."삶 속에 녹아 있었다"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떠나간 메이플스토리 팬심이 음악회로 다시 모이고 있다. 유저가 타 MMORPG로 빠져 나가며 고초를 겪던 과거와 달리 음악회는 추가공연까지 요구받는 등 팬심이 상반된 풍경이다.
지금껏 메이플스토리는 확률형 아이템을 일부 조작, 과금을 유도했다는 의혹으로 유저에게 비판 받았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사가 사전에 설정한 가중치에 따라 특정 아이템 및 스킬이 나오는 과금형 캐시 아이템을 의미한다. 일종의 뽑기처럼 유저들은 원하는 결과가 나올 확률을 보고 아이템에 투자한다. 2021년 2월 확률 조작 문제가 불거진 유료 아이템도 장비에 추가옵션을 부여해 강력한 무기를 만드는 역할이다.
해당 문제가 메이플스토리 커뮤니티를 비롯해 인벤 등에 언급되고 정치권까지 가세하자 넥슨 측은 확률을 고시하고 간담회를 열었다. 유저들을 돌려놓으려는 방책인 셈이다. 그러나 실상은 역부족이었다. 결국 넥슨의 후속 대처 및 배상에 만족하지 못한 유저가 MMORPG 로스트아크로 대거 이탈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해당 논란에 따른 여파는 현재도 진행형이다. 게임트릭스가 집계한 2022년 2월 4주차 주간게임동향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 점유율은 2.63%로 7위를 기록했다. 이는 1~5위가 4%대 점유율을 보여주는 것과 비교해 낮은 수치로 분석된다.
지난 1월 동향도 비슷했다. 메이플스토리는 5.3% 점유를 차지하는 로스트아크 대비 3.09%로 두 순위 이상 밀렸다.

그러나 음악으로 향하는 팬심은 달랐다. 최근 5년 만에 넥슨이 주최한 메이플스토리 OST 음악회에 쏠린 인기는 ‘음악으로 향한 팬심’을 증명한다. 지난 2월 11일 티켓 오픈 이후 롯데 콘서트홀 전 좌석이 15분 만에 매진된데다 2월 17일 추가 오픈된 낮 공연도 금세 동났다. 현재로선 구매 가능한 좌석이 없다.
3회 공연에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은 아쉬움에 추가 공연을 요구하고 있다. 인터파크 기대평에 따르면 한 팬은 “긴 말 안 하겠다”며 “당장 추가공연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일각에선 17일 추가된 낮 공연 티켓오픈에 “메이플이 추가공연 민심을 읽기 시작했다”고 말하는 등 기대를 내비친다.

공연 인기를 보여주듯 불법 암표도 극성이다. 본래 가격 대비 2배 가까이 비싼 경우도 많다. 이를 막고자 주최 측은 예매자 본인 티켓 수령 원칙 및 양도 시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요구하는 등 전례없던 예매 규정도 마련하고 있다.
음악에는 유독 관대한 팬심이 관측되는 이유는 뭘까. 후순위로 밀려난 게임 콘텐츠와 달리 음악은 ‘추억을 자극했다’는 평이다.
27세 메이플 유저 김모 씨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2003년 오픈 베타 이후 메이플스토리에 가장 변화가 덜한 부분이 음악인 것 같다”며 “그렇다 보니 각 맵마다 다른 배경음악이 추억을 자극하고 마치 초등학교 시절로 되돌아간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25세 메이플 유저 김모 씨는 “음악적 요소의 흥행은 게임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그는 여성경제신문에 “오랜 시간 메이플스토리가 자아낸 수많은 밈(meme,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놀이나 유행어 또는 콘텐츠)과 유행 속에는 OST가 늘 있었다”며 “메이플스토리 게임 콘텐츠 자체는 인기가 저물고 있지만 음악이 주는 추억은 현재 유저에게도 레트로 감성이자, 즐길 거리로 남아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이플스토리 OST는 꾸준히 재조명돼 왔다. 일례로 2017년 1월 부다페스트 심포닉 스코링 오케스트라(Budapest Symphonic Scoring Orchestra)’와 협업해 공개한 팬 헌정 OST가 있다. 메이플스토리 측은 ‘오픈 5000일을 기념해 게임을 모르는 일반 대중들도 흥미로운 게임음악을 접하는 채널을 마련했다’는 의도를 밝혔다.
당시 △‘구 로그인’ 테마(Start the adventure) △‘시그너스의 정원(The Cygnus Garden)’ 등 12곡이 유저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듬해에도 넥슨은 5월 4일 첫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꾸준한 음악 행보를 이었다.
그 결과로 ‘NECORD MUSIC(네코드 뮤직)’ 유튜브 넥슨 사운드팀 공식 채널은 메이플 음악팬이 모이는 장소가 됐다. 그간 OST를 편곡 또는 재구성하는 행보에 모인 관심이 상당하다.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 메이플스토리’ 영상 조회수는 약 135만회 이상. 또 같은 채널 ‘메이플레이리스트’ 콘텐츠도 약 30만회 이상 조회수를 얻고 있다.
클래식 전공 게임 음악 유튜버 ‘유리글 ʟᴇᴇɢʟᴇ’은 “이번 메이플스토리 음악회에는 오케스트라 편곡이 잘 녹아들까 싶어 궁금증을 자아내는 음악도 많이 포함됐다”면서도 “‘시간의 신전’이나 ‘꿈의 도시 레헬른’ 같은 명곡이 새롭게 편곡됐을지 확인하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