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솔·PC용 소울라이크 장르 AAA게임
피노키오 각색·19세기말 벨에포크 배경
최지원 PD “게임성·재미 외 요소 고려 NO”

‘P의 거짓’이 마니악한 소울라이크 장르, 불모지인 콘솔 플랫폼 게임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이 마니악한 소울라이크 장르, 불모지인 콘솔 플랫폼 게임 개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네오위즈

게임업계가 다양한 방법으로 NFT(대체불가능 토큰) 기술과의 융합을 시도한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가운데, 당당히 “NFT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언한 게임이 등장해 주목받고 있다. 네오위즈가 개발 중인 ‘P의 거짓’이다.

네오위즈 신작 ‘P의 거짓’은 내년 하반기 사전 예약 판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액션 게임이다. 19세기 말인 벨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하며, 고전 ‘피노키오’를 성인 잔혹극으로 각색한 ‘잔혹 동화 액션게임’을 표방한다. 주인공이 인간이 되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스토리를 담았다.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가 개발 중이다.

‘P의 거짓’은 개발 단계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독특한 세계관과 마니악한 장르인 소울라이크, 최근 게임업계가 집중하고 있는 모바일 플랫폼 게임이 아닌, 콘솔과 PC 플랫폼 게임이라는 점 등이 차별화됐다. 

여기에 ‘로스트아크’ 전투를 총괄한 최지원 메인 PD, ‘킹덤 언더 파이어’, ‘블레스 언리쉬드’를 담당한 노창규 AD 등이 주요 개발진으로 참여해 게임성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최지원 PD는 지난달 30일 미디어간담회에서 “기획자 출신이다보니 게임에 있어 가장 공을 들이고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이야기와 설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자에게 확실히 각인될 수 있도록 잘 알려진 이야기인 ‘피노키오’ 스토리를 각색했다는 것이다. 시대 배경 역시 ‘기괴하지만 아름다워야 한다’는 설정 하에 그간 게임에서 많이 차용된 중세시대와 미래 SF 대신 근대 시대인 벨에포크를 선택했다.

‘P의 거짓’ 개발을 담당하는 최지원 PD는 “순수한 재미 외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최근 게임업계 화두인 NFT는 물론, 멀티 플레이 요소도 배제했다. /네오위즈
‘P의 거짓’ 개발을 담당하는 최지원 PD는 “순수한 재미 외 다른 요소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최근 게임업계 화두인 NFT는 물론, 멀티 플레이 요소도 배제했다. /네오위즈

개발진은 ‘게임성’과 ‘재미’를 ‘P의 거짓’ 개발 핵심 포인트로 꼽았다. 게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지만, 유독 이를 강조한 것은 그만큼 이 두 부분에 ‘올인’ 하겠단 얘기기도 하다. 이를 위해 최근 게임업계 화두로 떠오른 NFT 적용은 아예 생각치 않기로 했다.

최 PD는 자신이 개발자가 된 계기에 대해 “재미있는 작품을 즐기면서 느꼈던 쾌감을 다른 이용자에게 전달하고 싶어서”라며 “수익성 등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했다면 이 길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순수한 재미 요소 외엔 일단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어디까지나 최고의 재미를 선사하는 것이 목표이기에 NFT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단언했다.

마니악한 소울라이크 장르와 콘솔 플랫폼 게임은 ‘개발’을 넘어 ‘도전’이라는 시선도 있다. 특히 게임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콘솔 불모지라 불리는 한국에서 콘솔·PC 플랫폼 싱글플레이 AAA게임 개발은 자칫 외로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최 PD는 “(‘P의 거짓’을 개발 중인)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는 콘솔 위주 프로젝트를 제작하는 팀이다. 이전 개발과정에서 겪은 어려움이나 이슈를 해결한 경험이 매우 큰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게임성으로 승부하길 원하는 개발자들이 모인 스튜디오”라며 “오히려 이용자 취향이나 트렌드, 운영적 요소 등 게임 외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 온라인 게임보다 개발이 더 수월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네트워크 환경을 고려한 설계 때문에 게임성을 낮춰야 하는 경우도 있는 온라인 게임보다 기획 자유도가 훨씬 높아 콘솔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제작 과정이 매우 즐겁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즉, 그 무엇보다 게임성·재미를 바라보고 게임을 구매 및 평가하는 콘솔 이용자 특성상 과금 체계(BM) 등 부가적인 요소보다는 게임 본질에 집중하겠다는 말이기도 하다. ‘P의 거짓’이 굳이 ‘P2E(게임을 하면서 돈을 버는)’ 요소까지 고려할 필요가 없기에 자신있게 NFT 요소를 배제한 이유도 된다. 변수가 많은 멀티 플레이 요소조차 빼버린 이유기도 하다.

최 PD는 “최근 NFT와 P2E 등으로 인해 순수 게임 개발을 좋아하는 개발자들 사이 혼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나는 게임이 질적으로 성장하는 방식을 통해 게임 강국이 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강조하며 “계속 좋은 게임을 개발하고자 한다면 기회가 온다. 포기하지 말고 기회를 잡았으면 한다. 같이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다른 개발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P의 거짓’은 트레일러 공개 후 프롬소프트웨어의 ‘블러드본’과 많이 비교됐다. 그러나 ‘P의 거짓’ 측은 “영감을 받았다”면서도 “표현 방식과 배경이 전혀 다른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네오위즈
‘P의 거짓’은 트레일러 공개 후 프롬소프트웨어의 ‘블러드본’과 많이 비교됐다. 그러나 ‘P의 거짓’ 측은 “영감을 받았다”면서도 “표현 방식과 배경이 전혀 다른 콘셉트”라고 강조했다. /네오위즈

소울라이크 장르에 대한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최 PD는 “이미 GOTY(올해의 게임)를 수상한 장르에도 포함될 정도로 소울라이크는 이제 더 이상 마니악한 장르만은 아니다. 난이도가 높아 엔딩을 못 보더라도 타이틀을 구매하려는 이용자가 많다”며 “우리가 해석한 소울라이크 장르 본질은, 유저에게 판단력을 강하게 요하는 장르다. 동체 시력이나 손놀림이 빠르고 순발력을 요한다기보단, 이용자가 언제 어떻게 선택을 하는 것이 유리한지 끊임없게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P의 거짓’은 이에 맞춰 이용자가 많은 선택지 안에서 고민하게 한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전투 성향이나 전략, 난이도가 조절된다. ‘피노키오’를 소재로 한 만큼 ‘거짓말’에 따라 퀘스트나 적의 종류는 물론, 퀘스트 보상, 엔딩까지 달라진다. 모든 것은 이용자가 결정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3가지 이상의 멀티 엔딩을 준비했으며, 이는 이용자가 이미 엔딩을 접했어도 다른 엔딩을 보기 위해 다회차 플레이를 하도록 유도한다. 플레이 타임은 30시간 이상을 목표로 제작 중이다.

최 PD는 “소울라이크 장르는 특정 제작사만 만들 수 있는 금단의 영역이라고 한다. 이 영역을 한 번 허물어 우리나라에서도 소울라이크 장르를 제대로 만들 수 있다는 제작사가 있다는 평을 듣고 싶다. 차기작을 자신 있게 준비할 수 있을 정도 판매량이 되면 좋을 것 같다”고 목표를 잡았다. 고전 작품 중 흥미로운 요소를 차기작에 차용할 가능성도 열어놨다.

특히 일부 영상 공개 후 전 세계 사랑을 받은 프롬소프트웨어의 ‘블러드본’과 비교하는 의견에 대해선 “우리도 ‘블러드본’을 매우 재미있고 감명 깊게 즐겼기에 영광이다. ‘블러드본’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것이 솔직한 표현이지만, ‘블러드본’에서만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니”라면서도 “(‘블러드본’과)차이가 있다. 실제로 플레이하면 표현 방식과 배경 등이 전혀 다른 콘셉트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창규 AD 역시 “공개된 부분은 게임에서 빙산의 일각”이라며 “점차 공개될수록 게임의 특징이 더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