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생중계인 것처럼 속여 조회수 장사
자세히 살펴보니 온라인 게임 '위닝' 영상

일부 유튜버가 축구 경기 생중계인 것처럼 제목을 달고 실제로는 온라인 게임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것은 조회수를 획득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한 축구 게임 영상 /피파23
일부 유튜버가 축구 경기 생중계인 것처럼 제목을 달고 실제로는 온라인 게임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어 논란이다. 이것은 조회수를 획득하기 위한 속임수라는 지적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는 무관한 축구 게임 영상 /피파23

지난 1일 한국과 중국 간의 아시안게임 축구 8강전이 열린 날 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김선우 씨(가명·남·26)는 경기 생중계를 시청하기 위해 유튜브에 들어갔다. '한국·중국 축구'를 검색한 선우 씨는 가장 먼저 뜬 '한국·중국 축구 생중계'라는 제목의 영상을 클릭했다. 그런데 선우 씨는 뭔가 이상함을 깨달았다. 영상의 화질과 음향이 일반 생중계와 달랐던 것. 알고 보니 해당 영상은 온라인 축구 게임 '위닝'을 플레이하고 있는 영상이었다. 

4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해 보면 최근 유튜브에선 축구 경기 생중계를 모방한 일명 '가짜 영상' 및 '주작 영상'이 퍼지고 있어 논란이다. 일부 유튜버들이 이목이 쏠리는 국제대회에서 열리는 경기를 아이템 삼아 일명 '조회수 따먹기'용 영상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의 영상은 지난해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지난해 11월 23일(현지 시각) 대만 산리뉴스(三立新聞網)는 월드컵 중계로 전 세계 수많은 시청자를 속인 한 유튜버에 축구 팬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크로아티아와 모로코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 경기가 있는 날이었다. 대만의 한 유튜버는 라이브 방송을 통해 크로아티아와 모로코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이날 생중계로 그는 16만8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대만의 한 유튜버가 게임 속 축구 화면을 실제 축구 경기 생중계인 것처럼 속여 방송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지난해 11월 대만의 한 유튜버가 게임 속 축구 화면을 실제 축구 경기 생중계인 것처럼 속여 방송하고 있는 모습. /유튜브

생중계 방송은 수많은 시청자를 끌어들였고 그 수는 330만에 달해 월드컵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시청자들은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중계 화면의 화질이 좋지 않았고 왼쪽 상단에는 점수도 가려져 있었다. 

사실 이 또한 '위닝'이라는 축구 게임으로 만든 영상이었다. 경기가 진행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 선수들의 모습이 클로즈업되자 시청자들은 가짜 경기임을 눈치채기 시작했다. 반면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도 가짜임을 깨닫지 못한 시청자들도 많았다.

가짜 영상임이 확인되자 거센 비난이 쏟아졌고 현재 해당 영상은 비공개로 전환됐다. 가짜 생중계가 폭로된 이후에도 해당 유튜버는 중계방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이제 조회 수 얻으려고 별짓을 다 한다", "중계방송은 인증된 방송을 봐야 한다", "저 정도면 사기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난했다.

유튜브 발 가짜 뉴스를 직접적으로 처벌할 방법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관련 한 법조인은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현재 유튜브는 언론이 아닌 1인 방송으로 취급된다"면서 "유일하게 그들을 처벌할 방법은 피해자들이 직접 시간과 돈을 들여 사이버 명예 훼손죄 등으로 고소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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