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활동 견조, 고용은 여전히 강건”
‘고금리 장기화’ 확인 내년 4.6→5.1%
뉴욕증시 일제히 하락 속절없는 코스피

예상보다 매파적이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연내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예상보다 견조한(Solid) 미국 경제와 강건한(Strong) 고용 상황 영향이다. 올 최종금리 전망은 그대로(5.6%)지만 내년과 내후년 최종금리는 기존 전망보다 50bp(1bp=0.01%)씩이나 상향 조정됐다. 이는 고강도 긴축 장기화를 의미한다.

파월 의장이 입을 떼자 뉴욕증시는 깊게 하락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전까지 강한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깊은 골짜기를 드러내며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급락을 예고했다. 한국인이 모두 잠든 새벽 일어난 일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이견 없이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일제히 요동쳤다.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EPA=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이견 없이 매파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일제히 요동쳤다.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EPA=연합뉴스

20일(현지 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종전 기준금리 연 5.25~5.50%를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동결 이후 7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이후 다시 한번 금리 인상을 중단한 것이다. 그러나 ‘매파적 동결’이었다.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좋아진 미국 경기에 긴축 기조를 더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발언 이유는 점도표상 2024년과 2025년의 정책금리(중간값)가 각각 4.6→5.1%, 3.4→3.9%로 50bp씩 상향 조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최종금리는 지난 6월 전망과 같은 5.6%로 유지됐다.

점도표상 2024년과 2025년의 정책금리(중간값)는 각각 4.6→5.1%, 3.4→3.9%로 50bp씩 상향 조정됐다. 올해 최종금리는 지난 6월 전망과 같은 5.6%로 유지됐다. /한국은행
점도표상 2024년과 2025년의 정책금리(중간값)는 각각 4.6→5.1%, 3.4→3.9%로 50bp씩 상향 조정됐다. 올해 최종금리는 지난 6월 전망과 같은 5.6%로 유지됐다. /한국은행

그는 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지난 3개월의 긍정적인 인플레이션 지표와 지난번 고용 지표가 앞으로도 지속될지 확인해야 한다”면서 “정책금리 전망이 높아진 것은 경기가 예상보다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우리가 신중히 움직이는 이유”라고 밝혔다. 또 “실질 이자율은 확고한 ‘+’ 영역에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정책이 당분간 긴축적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준의 정책결정문을 보면 “경제활동 확장 속도는 완만한(moderate)”에서 “견조한(solid)”으로 수정됐다. 또 일자리 증가세는 “강력한(has been robust)” → “느려졌으나(slowed) 강함을 유지(remain strong)”로 바뀌었다.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이 큰 폭으로 상향 조정됐다. 연준은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을 기존 1.0→2.1%로, 내년은 1.1→1.5%로 올렸다.

이번 동결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향후 입수되는 경제 지표를 일단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향후 금리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FOMC 참석자들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파월 의장은 “연말까지 정책금리 동결을 전망한 참석자들이 7명이고 한 차례 인상을 전망한 참석자들이 12명이었다”라며 “언쟁을 벌인 것이 아니라 참석자들은 각자의 전망을 말했고 향후 데이터가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연준은 최근 일어난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과 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에 대해선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선 주의를 기울였다.

파월 의장은 “과거 정부 셧다운 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라면서 “(반면) 에너지 가격이 상승하고 높은 수준에서 지속되면 가계 소비, 인플레이션 기대 형성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피벗은 요원해 보인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답할 때 시점에 대한 신호를 보낼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피벗은 요원해 보인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답할 때 시점에 대한 신호를 보낼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EPA=연합뉴스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피벗은 요원해 보인다. 파월 의장은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답할 때 시점에 대한 신호를 보낼 의도가 없다”라면서 “내년이 되면 정책 시차, 경제 상황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할 것이며, 언젠가는 금리인하가 적절해지는 시점이 올 것”이라고 답했다.

글로벌IB “연준 고금리 장기화 의지 강조”
한미 할 것 없이 주가 하락···강달러 시현

글로벌IB는 이번 파월 의장 발언을 두고 대체로 매파적(hawkish, 긴축 통화 선호)이었다고 평가했다. 웰스파고(Wells Fargo)는 “점도표에는 금년중 25bp 추가 인상, 내년 중 50bp 인하(기존 100bp 인하) 전망으로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 기조를 시사한다”고 평가했으며 Citi는 “매우 매파적이었다”라고 했으며 JP모건은 “내년 점도표 변경도 눈에 띄지만, 성장 전망 상향 조정(1.1% → 1.5%)이 더 놀라움(surprise)”이라고 코멘트했다. 투자금융회사 RBC는 “내년 금리 전망이 50bp 상향 조정됐는데 이는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신중한 금리인하 전환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견 없이 매파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시장은 일제히 요동쳤다. 고금리 장기화 메시지가 나오자마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했고 주가는 하락,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기준금리 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금리는 1.27%포인트 오르면서 5.1850%까지 올랐다. 이는 2006년 7월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다. 10년물 미 국채 금리도 1.98%포인트 상승한 4.4330%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현지 시각 21일 오전 1시 9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떨어진 4402.20에 장을 마쳤다. /인베스팅닷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떨어진 4402.20에 장을 마쳤다. /인베스팅닷컴

주가 하락은 뉴욕 증시에서부터 시작됐다. 동결 기대에 강한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 3대 지수 그래프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의지에 낭떠러지 모양을 그려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6.85포인트(0.22%) 하락한 3만4440.8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1.75포인트(0.94%) 떨어진 4402.2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09.06포인트(1.53%) 떨어진 1만3469.1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새벽(한국 시각 오전 3시 이후) 뉴욕 증시 요동은 세계 증시로 확산해 진동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날 오후 3시 14분 기준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42.53포인트(1.66%) 하락한 2517.21을 가리키고 있다. 또 코스닥은 전날 대비 21.78포인트(2.47%) 하락한 860.9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17분 기준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39.18포인트(1.53%) 하락한 2520.56을 가리키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이날 새벽(한국 시각 오전 3시 이후) 뉴욕 증시 요동은 세계 증시로 확산해 진동했다. 특히 한국 증시의 하락세가 가파르다. 이날 오후 2시 17분 기준 현재 코스피는 전날 대비 39.18포인트(1.53%) 하락한 2520.56을 가리키고 있다. /인베스팅닷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699억원 기관은 7930억원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 1266억원, 기관은 2643억원 순매도했다. 반대로 개인 투자자는 각각 9277억원, 3995억원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매물을 모두 받았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물론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 홍콩 항셍지수, 베트남 호치민 VN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416.88(1.26%)포인트 떨어진 3만2606.90에 거래를 마쳤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9.76(0.64%)포인트 하락한 3088.80에 종가를 기록했다.

달러화는 실시간으로 강력한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평균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현지 시각 21일 오전 1시 11분 기준)는 전장보다 0.41포인트(0.39%) 상승한 105.56을 나타냈다. 장중 105.69까지 올라섰다. 달러인덱스는 지난 3월 8일(종가 기준 105.66) 이후 6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달러 강세에 오후 2시 18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0.20을 기록하며 전날보다 13.20원(0.99%)이나 급등했다. 엔/달러 환율도 148.34엔을 기록하며 초엔저를 지속하고 있다. 같은 시간 원/엔 환율은 903.4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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