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부동서 두 대통령 동상 제막식 거행
이승만 "몽둥이와 돌멩이 들고 싸울 것"
트루먼 "무슨 수로든 저 X자식들을···"
윤석열 "다부동 정신 미래로 이어지길"

휴전협정 70년 만에 6·25 전쟁 당시 북한의 남침을 막아낸 이승만 전 대통령과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의 동상이 낙동강 방어선 격전지에 나란히 세워졌다.
이 대통령의 동상은 서울 탑골공원과 남산에 있었지만 1960년 4·19 혁명 때 시민들이 끌어내리면서 유족들이 거주하는 이화장(梨花莊)에 보관돼 왔다. 이 대통령의 동상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63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현장에 이승만·트루먼 두 대통령의 동상이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대독한 축사에서 "전장에서 피로써 자유를 지켜낸 영웅들을 잊지 않을 것"이라며 "다부동 정신이 미래세대로 이어져 세계 시민이 찾는 명소로 자리 잡아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다부동에 세워진 두 대통령 동상은 각각 높이 4.2m 규모로 민간에서 동상건립추진모임을 구성해 2017년 제작한 것이다. 서울 전쟁기념관 거부로 세울 곳을 찾지 못하다 경상북도가 동상 건립을 수용했다.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동상을 만든 김영원 조각가 작품이다.
두 대통령의 동상이 함께 세워진 배경엔 '결정은 내가 해', '책임도 내가 져'라는 뜻의 "더 벅 스톱스 히어(the Buck Stops here)"라는 트루먼의 말을 유난히 좋아하던 윤 대통령의 뜻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 전 유튜브 채널 '석열이형네 밥집'을 통해서도 언급한 트루먼의 좌우명이 새겨진 명패를 갖고 싶다던 윤 대통령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해당 문구가 적힌 명패를 선물 받기도 했다.
두 동상 양옆엔 두 대통령의 발언을 담은 명문(銘文)이 새겨졌다. 이승만 동상 왼쪽 기단엔 "우리는 남자·여자·아이들까지 나와서 필요하다면 몽둥이와 돌멩이를 들고서라도 싸울 것입니다"라고 이 전 대통령이 1950년 6월 25일 존 무초 당시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한 말이 적혔다.
트루먼 대통령 동상 좌우 기단에는 6·25 전쟁 발발 당시 딘 애치슨 국무장관에게 지시한 "딘,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저 X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란 문구가 담겼다. 아울러 1950년 6월 29일 기자회견 내용인 "유엔 회원국들은 한국에 대한 마적단 습격사건을 진압하기 위하여 한국을 구원하기로 하였습니다"란 글귀가 새겨져 있다.
한편 6·25 전쟁 기간 미국은 22개 국제연합(UN) 참전국 가운데 가장 많은 인원인 180만여명을 파병했고 전사 3만4000여명, 실종 3700여명을 기록해 약 13만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날 제막식엔 이철우 경북도지사, 조갑제 동상건립추진모임 대표, 이승만의 양아들 이인수 박사, 강승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김재욱 칠곡군수를 비롯한 참관객 500여명이 함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