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하기도 끔찍한 핵 오염수 적극 비호 두둔”
IAEA 권위 부정 국제법 방류 허용 문구 없어

북한이 중국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향해 맹비난했다. 사진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7일 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해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중국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를 향해 맹비난했다. 사진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사진 가운데)이 지난 7일 밤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에 도착해 시민단체의 항의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북한이 중국에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향해 맹비난했다. 북한은 국제법에는 특정 기구가 ‘핵 오염수’ 방류를 허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없다면서 IAEA 권위를 부정했다. 중국 당국이 IAEA 최종보고서와 관련해 전문가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일방적인 보고서라고 비난한 지 이틀 만이다.

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문제는 상상하기도 끔찍한 핵 오염수 방류계획을 적극 비호 두둔, 조장하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의 부당한 처사”라면서 “국제원자력기구는 환경평가기구가 아니다. 국제법의 어느 갈피에도 기구가 특정한 나라와 지역에 대하여 핵 오염수를 방류하도록 허용할 수 있다는 조항이나 문구는 없다”라고 보도했다. 지난 4일 IAEA가 일본 정부에 건넨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한 종합보고서를 겨냥한 말이다.

그러면서 “주권 국가의 합법적인 권리행사를 걸고 들던 국제원자력기구 총국장이 인류의 생명 안전과 생태환경을 위험에 빠뜨리려는 일본의 불법 무도한 반인륜적 행위를 극구 비호 두둔하는 것이야말로 극단한 이중기준의 전형적 표현”이라고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을 비판했다. IAEA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 위험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에는 관대한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어 “정의로운 국제사회는 인류의 보금자리이고 후손들의 삶의 터전인 푸른 행성을 핵 오염수로 어지럽히려 드는 불순 세력들의 극악무도한 반인륜적, 반평화적 망동을 절대로 좌시하지 말아야 하며 연대 연합하여 이를 철저히 저지 파탄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국제법에는 ‘핵 오염수’ 방류를 허용하는 내용이 없다면서 IAEA 권위를 부정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시위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국제법에는 ‘핵 오염수’ 방류를 허용하는 내용이 없다면서 IAEA 권위를 부정했다. 사진은 지난 7일 밤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을 반대하는 시민단체 시위 모습 /연합뉴스

중국 당국도 일본 처리수 방류와 관련해 반대 입장을 펴고 있다. 지난 7일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일본 측에 IAEA의 보고서를 해양 방류를 위한 '허가증'으로 사용하지 말 것과 더불어 해양 방류 계획을 강요하는 것을 멈추고 책임 있는 방식으로 핵 오염수를 처리하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왕 대변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녹은 원자로 노심에 직접 닿은 오염수와 그렇지 않은 정상 배출수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며 "(오염수의) 출처가 다르고 포함된 방사성 핵종 유형이 다르며 그것을 처리하는 어려움도 달라 비교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목적은 단 하나, 방사능 오염수로 인한 피해를 희석하는 것”이라면서 “국제사회의 정당한 관심에 정직히 대응하고 핵 오염수 방류 계획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 민주당 만나
절레절레 고개 흔들거나 미간 찌푸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국회에서 만나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연기 및 다른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연합뉴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국회에서 만나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연기 및 다른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연합뉴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국회에서 만나 일본 후쿠시마 처리수 방류 연기 및 다른 대안 마련을 요구했다. 그러나 그로시 사무총장은 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이날 면담 직후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에서는 한일 정부는 IAEA 보고서를 토대로 해양 방류가 정당하다고 주장하는데 정작 IAEA는 방류 정당성을 검토하지 않았다 등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그로시 사무총장은 대부분 답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추후에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겠다“면서 이후에도 궁금한 사안에 대해서는 ”추가로 서면으로라도 답변하겠다“고 일관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또 민주당이 IAEA 검증보고서가 일본에 편향적인 부분이 있다는 지적에도 그로시 사무총장은 즉답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 이날 면담 중 민주당 후쿠시마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 위원장인 위성곤 의원과 고문 우원식 의원이 문제를 제기하는 발언을 할 때 그로시 사무총장은 때때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거나 미간을 찌푸리는 표정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4~7일 일본 방문 일정을 마치고 7일 밤 김포공항 국제선 터미널에 도착해 사흘간의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IAEA 일본 맞춤 보고서 폐기하라’며 그로시 사무총장을 비난하는 시위대로 인해 2시간 넘게 공항에서 대기 끝에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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