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vs 괴담 여부 떠나 더는 설득 불가능
기시다로선 尹 반대만 안 해도 고마운 일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발전소에서 ALPS(알프스) 처리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2021년 4월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다이이치 원자력발전소에서 ALPS(알프스) 처리수를 태평양에 방류하겠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를 정화해 해양에 방류하는 계획의 안전성을 검증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최종 보고서가 4일 발표된다. 윤석열 정부가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만큼 일본 정부의 계획엔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이 지난달 24일부터 알프스(ALPS, 다핵종 제거설비) 시운전을 진행해 온 가운데,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일본을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총리에게 포괄 보고서를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IAEA는 그동안 중간보고서를 통해 일본의 오염 처리수 정화 및 방류 계획에 문제가 없고 신뢰할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고 안전성을 갖췄다는 의견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될 전망이다.

구체적 해양 방류 일정을 결정하기 전 남은 최종 관문을 통과하면 언제부터 바다에 방사성 오염수를 흘려보낼 것인지 판단은 기시다 총리에 달려 있다. 반면 한국을 비롯한 쿡 제도와 뉴질랜드 등에선 일본의 해양 방류 계획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이런 이유로 그로시 사무총장이 한국을 방문해 포괄 보고서의 내용을 설명할 계획이라는 소식도 전해지지만 외교부는 선을 긋고 있다.

외교부 한 관계자는 "일본 오염수 대응 관련해 IAEA가 원자력 안전과 관련해 가장 권위 있는 기구이기 때문에 협의를 해오고 있지만, 방한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방한할 경우 반대론자의 목소리만 키워 긁어 부스럼 만드는 모양새를 만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후쿠시마 오염수 초당적 국민대책위원회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기자회견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후쿠시마 오염수 초당적 국민대책위원회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기자회견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렸다. /연합뉴스

국민 목소리 괴담으로 몰아간 정부
80% 반대 여론 돌려세우기엔 실패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7일까지 일본 후쿠시마 현지에 머물 예정으로 알려졌다. 7일은 도쿄전력이 진행해 온 2주간의 시운전이 마무리되는 시점이기도 하다. 제1원전 구내 현지사무소에는 IAEA 직원이 주재하며 오염수 방류 작업을 감시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IAEA 포괄 보고서를 과학적 근거로 삼아 반대 여론에 대응하고 국내외적 이해를 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선 한국 국민의 거센 반대 목소리를 바꾸기는 불가능해 윤석열 정부가 반대 입장을 내놓지 않는 선에서 양국 간 입장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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