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생산성 향상' 통한 인플레 돌파 전략
지속 성장-물가안정 골디락스 초입 진단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가 뉴욕 거리를 직원들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래리 핑크 블랙록 최고경영자가 뉴욕 거리를 직원들과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첨단산업 기술 생산성 높이기 전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의 기업을 미국 내로 유치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통한 인플레이션을 잡는 전략적 행보가 빠르게 결실을 볼 것으로 보인다.

16일 미국 재무부 등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가 전일 중국 배터리업체 궈쉬안사의 미국 내 생산기지 설립안을 승인했다. 궈쉬안은 24억 달러(약 3조원)를 투자해 미시간주에 양극재 15만t·음극재 5만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역사회에선 "중국 정부를 배후에 둔 회사를 들이면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일었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결국 이를 승인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이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이 아닌 생산성 향상을 통한 인플레이션 감소가 주목적인 것이 드러났다.

바이든 내각 경제팀에 다수의 전문가가 참여 중인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의 래리 핑크(Larry Fink) 최고경영자(CEO)도 인플레이션 해법에 대해 입을 열었다. 투자자의 날 한 행사장을 방문한 래리 핑크는 "글로벌 생산성 둔화가 인플레이션의 경직 이유"라며 AI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인공지능 기술 최대 수혜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15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AP=연합뉴스
인공지능 기술 최대 수혜기업 엔비디아가 지난 15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했다. /AP=연합뉴스

래리 핑크는 "AI는 생산성을 높이고 마진을 바꿀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갖고 있다"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기술이 세계 경제에 2조 6000억 달러에서 4조2000억 달러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한 맥킨지(McKinsey) 보고서도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맥킨지는 "AI가 오늘날 직원 시간의 60%에서 70%를 차지하는 작업 활동을 자동화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매년 노동 생산성을 0.2%에서 3.3% 사이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예상했다.

첨단기술 발전으로 최종 제품 공급이 늘면 인플레이션 압력도 줄어들 수 있다. 여기에 맞춰 미국 증시도 AI 특수를 누리는 모습이다. 전일 뉴욕증시(나스닥)에서 엔비디아의 시총이 1조 달러를 돌파해 미국 사상 최초로 반도체 기업이 '1조 달러' 클럽에 가입했다. 

지속 성장을 이루고 있음에도 물가가 상승하지 않는 골디락스 상태의 초입으로 보인다. 노동 통계국은 지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4.1%)를 하회하는 것은 물론 지난 2021년 4월 이후 25개월 이래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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