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파리서 열리는 BIF총회 참석
윤 대통령 동행···'부상 투혼' 최태원도
엑스포 유치 = 한·일 월드컵 4배 효과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CEO와 환담하는 재계 총수들. /연합뉴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글로벌 CEO와 환담하는 재계 총수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총수들이 부산 엑스포 개최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선다. 이들은 이후 윤석열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동행, 공급망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예정이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윤 대통령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참석에 동행하는 12개 그룹사와 베트남 국빈 방문에 함께할 경제사절단 참가 기업 205개 사의 명단을 각각 발표했다. 먼저 20∼2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BIE 총회에는 부산 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회장,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과 민간위 집행위원 등 19명의 민간대표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부산 엑스포 유치위 유치위원과 집행위원을 맡고 있다. 그간 개별적으로도 엑스포 유치 활동을 벌여왔다. 최근 발목을 다쳐 깁스한 최 회장도 목발을 짚고 참석, '부상 투혼'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BIE 총회에서는 오는 11월 예정된 엑스포 개최지 투표를 앞두고 4차 프레젠테이션(PT)이 이뤄진다. 오는 11월 말 5차 경쟁 PT 후 BIE 회원국들의 비밀 투표로 개최지가 최종 판가름 나는데, 이때는 대부분의 회원국이 지지국을 결정한 상태에서 참석하기 때문에 사실상 이번 4차 PT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79개국의 BIE 대표들이 참석해 4차 PT를 지켜본다. 대표단은 프랑스 파리에서 BIE 회원국 대표 등 관련 인사들을 초청하는 리셉션에도 참석해 막판 표심 잡기에 나설 예정이다. 이후 12개 그룹 대표는 베트남으로 이동해 22∼24일 국빈 방문 형태로 베트남을 찾는 윤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에 합류한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대기업 24곳, 중견기업 28곳, 중소기업 138곳, 경제단체 6곳, 협회·조합 6곳, 공기업 3곳 등 총 205곳으로 구성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제사절단은 공급망 협력과 미래산업 분야 공조 등 차세대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이번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대한상의 모집 공고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기업을 대상으로 교역·투자 실적, 유망성, 미래 산업협력 성과 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고 대한상의는 전했다.

베트남 경제사절단은 대한상의가 주관하는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과 업무협약(MOU) 체결식에도 참여, 베트남 기업인들과 미래 산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비즈니스 확대 기회도 가질 예정이다.

부산 엑스포 경제 효과는?

국가적 이벤트인 부산 엑스포 유치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전문가들은 월드컵 4배에 달하는 경제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했다. 엑스포의 정확한 명칭은 세계박람회(World Expo)다.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이벤트로 꼽힌다. 한국은 2030년에 열리는 엑스포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의 오사카와 중국 상하이는 엑스포를 거쳐 세계적인 도시로 발돋움했다. 

부산시는 엑스포 개최를 통해 부산을 수도권에 이은 한국 경제의 ‘제2 성장축’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다. 엑스포가 열리면 6개월 동안 우리나라 인구와 맞먹는 5050만명이 부산을 찾는 등 61조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이를 통해 부산·울산·경주를 아우르는 새로운 경제 축이 만들어지면, 부산의 미래 발전을 50년 이상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산이 오는 11월 최종 개최지로 선정될 경우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개월간 부산 북항 일대 343만㎡(약 103만 7575평) 부지에서 엑스포가 진행된다. 인류에게 산업혁명을 안겨준 증기기관이 처음 전시된 곳은 세계 최초의 엑스포로 불리는 1857년 런던 박람회였다. 전화기, 비행기, 텔레비전 등 당대의 혁신 기술로 탄생한 제품은 모두 엑스포에서 공개됐다. 첨단 기술은 곧 개최국의 산업 도약으로 연결됐다. 1889년 파리 엑스포를 위해 설치한 에펠탑은 파리의 상징이 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인하는 엑스포는 등록과 인정(전문) 엑스포로 구분된다. 부산시가 유치하려는 엑스포는 등록 엑스포로 국내에서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 1993년과 2012년 대전과 여수에서 각각 열린 엑스포는 인정 엑스포였다.

5년 주기로 열리는 등록 엑스포는 개최 기간이 6개월로 인정 엑스포보다 2배 길다. 개최 면적도 제한이 없다. 등록 엑스포는 개최국이 참가국에 부지만 제공하고 전시장은 각국이 비용을 지급한다. 반면 인정 엑스포는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설해야 하므로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입된다. 부산시가 부산 엑스포의 흑자를 자신하는 것도 이 같은 배경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부산 엑스포는 약 505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적 파급 효과는 생산 유발 43조원, 부가가치 18조원, 고용 창출 50만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관람객 138만명, 경제 유발효과 29조원)의 2.1배, 2002년 한·일 월드컵(300만명, 17조원)의 4배 가까운 규모다.

부산시는 엑스포가 개최되면 이후 시설 철거 후 부지 활용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 두었다. 이미 엑스포 부지가 재개발 대상 지역으로 지정됐고, 도심 안에 있는 만큼 기존 인프라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이벤트 종료 후 주요 시설을 방치하지 않고 다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엑스포가 종료된 뒤 각국 전시장은 철거된 뒤 건축 등 친환경 재활용 자재로 사용된다. 부산시에 잘 구축된 관광 인프라도 사업비 절감에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동부산 지역의 6성급 객실은 1000실이고 부산에만 5성급 이상 호텔이 121곳으로 객실 수도 2500개 이상이다. 가덕도 신공항 외에 김해국제공항, 울산공항이 있고, 국제여객터미널과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인접해 국제적 접근성이 뛰어나다. 기본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부지 인프라 조성 비용이 추가로 투입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부산 엑스포가 예정된 2030년 5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는 온화한 기후와 국내·외 공휴일 및 휴가시즌으로 최적의 관람 시기란 평가도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3월 이와 관련 언론과 인터뷰에서 "개최지 결정까지의 시간이 9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경쟁국 간 유치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가별 수요를 고려한 맞춤형 교섭을 강화하고 다자회의, 특사파견 등 가용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엑스포 유치를 위해 대한민국(부산), 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 이탈리아(로마), 우크라이나(오데사) 등 4개 나라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사우디는 왕실 주도로 적극적 유치 외교와 오일머니를 앞세운 공격적 유치 활동을 펼치고 있어 위협적인 경쟁상대다. 개최지 발표는 오는 11월로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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