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설립한 민간단체 통한 외교 인프라 활용
정부·재계와 스킨십도 원만, 엑스포 유치에 전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초부터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월부터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과 함께 부산 엑스포 홍보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신 회장은 지난 6월 3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골프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오픈 현장을 찾아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6개월여 앞둔 중요한 시기인 만큼 남은 기간 롯데의 역량을 총동원해 부산 엑스포의 성공적 유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부산 엑스포 선전에 공을 들이는 것은 롯데의 국내 연고지가 PK(부산·경남) 지역이기 때문이다. 롯데 창업자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고향이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인 데다, 그가 롯데의 모태 기업인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로 사업을 시작한 곳도 부산시 연제구 거제동이다. 부산은 롯데와 신격호 명예회장의 실질적 고향으로 알려졌다.
부산 엑스포가 유치되면 사실상 롯데로선 여러 장점으로 적용될 수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이 전체 점포 중 매출 3위이고,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의 연고지도 부산이다. 특히 신동빈 회장은 올 시즌 31년 만에 우승에 도전 중인 롯데자이언츠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자이언츠는 이날 현재 3위를 기록 중이다.
앞서 롯데는 1967년 부산에서 설립됐다. 신 회장은 부산의 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부산 시민대상을 받기도 했다. 부산 엑스포가 유치되면 약 5000만여 명의 관광객이 부산을 찾을 것이라고 한국관광공사는 내다봤다.
특히 신 회장은 15년 전 설립한 민간 외교단체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를 통한 외교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엔 해당 단체 설립 15주년 행사에서 30개국 주한 대사들과 만나 부산 엑스포 유치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신 회장은 "부산 엑스포는 부산의 경제 발전과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아소사이어티코리아는 신동빈 회장이 2007년 10월 설립한 민간외교 단체다. 그는 출범 이래 줄곧 회장 직을 맡아 각국 대사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문화·외교적 교류를 확대해 왔다.
신 회장은 정부·재계와의 스킨십도 원만하게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7년 만에 열린 ‘2023년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신 회장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추경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각 부처 장관·청장급 기관장들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신 회장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일정에도 빠지지 않고 동참하고 있다.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 도쿄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회관에서 열린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신동빈 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윤 대통령이 4월 미국에 국빈으로 방문할 때도 신 회장은 이재용 회장, 최태원 회장 등과 함께 경제사절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대통령실 경내에서 열린 ‘제34회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도 얼굴을 비쳤다. 통상 해당 대회에는 주요 그룹 총수가 참석하지 않았지만, 지난해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 의지를 다지자는 차원에서 일부 총수가 참석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석했다.
김경률 한라대 경제학과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부산이 롯데의 고향인 만큼 부산 엑스포 유치를 통한 롯데 기업 브랜드 가치 제고를 꾀하고 있을 것"이라며 "특히 부산에서의 100여개 개열사를 통한 경제적 가치는 지난 여수 엑스포를 뛰어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부산 엑스포는 오는 11월 개최지가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