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용자 1000만 시대
수도권 300만, OTT 이용 안 해
기업 차원 지원 확대 고려해야

수도권에서만 약 12%에 달하는 인원이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OTT 플랫폼을 소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인 182만여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연합뉴스
수도권에서만 약 12%에 달하는 인원이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OTT 플랫폼을 소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인 182만여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연합뉴스

# 9500원을 12달 모으면 11만4000원이에요. 2년 모으면 22만8000원이구요. 피 같은 돈을 어떻게 넷플릭스 보는 데 써요. 아까워요. 

일명 '미디어 취약계층'이 늘고 있다. 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5월 기준 넷플릭스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1173만명을 기록했다. 국내에서의 기록이다. 

또 다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의 MAU는 같은 기간 약 515만명, 쿠팡플레이는 431만명, 웨이브 392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민 대부분이 OTT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미디어 콘텐츠를 즐긴다.

그런데 수도권에서만 약 12%에 달하는 인원이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OTT 플랫폼을 소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복지단체협회가 지난해 조사한 자료를 보면 약 300만명의 수도권 거주 인원은 OTT 결제를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들 중 대부분인 182만여명은 65세 이상 고령층이다. 또한 해당 인원 중 81만여명은 집에서 유료방송도 결제하지 않고 공영방송만 시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OTT 서비스를 결제하지 않은 이유로는 1위가 '돈이 아까워서', 2위는 'OTT 서비스가 뭔지 잘 모른다'는 것이었다. 

서울시 강서구에 거주하는 72세 노인 A씨(남성)는 본지와 인터뷰에 "그 돈을 모으면 끼니를 하루 더 해결할 수 있다"면서 "기초생활수급을 받으면서 핸드폰 통신료도 가장 저렴한 할인 혜택을 받는 와중에 OTT 서비스까지 결제할 형편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동자동에 거주하는 또 다른 67세 독거노인 B씨(남성)는 "OTT 업체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할인혜택이나 일부 무료 서비스를 해주면 좋겠다"면서 "인기 콘텐츠가 업로드될 경우 대부분의 사람이 콘텐츠를 즐기는 등 문화생활을 한다. 그런데 우린 그럴 수조차 없는 상황이다. 기본 문화생활을 누릴 권리조차 박탈당했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OTT 사업에 개입해 취약계층을 위한 미디어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경우 어린이, 노인, 장애인, 탈북자, 외국인 등 소외계층의 미디어 접근권을 향상하기 위해 시각 혹은 청각장애인용 TV 보급, 장애인방송 제작지원, 모바일 방송 시청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저소득층 시청각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음성안내, 자막 기능 등이 내장된 맞춤형 TV도 먼저 보급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및 수어 등 방송사의 장애인용 프로그램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민간 OTT 기업 차원에서의 저소득층 대상 무료 콘텐츠 지원 등 대책은 부실한 상황. 이와 관련 국내 한 OTT 콘텐츠 제작업체 관계자는 "최초 고객 가입자를 위한 다양한 할인 혜택 및 통신사와 결합한 콘텐츠 할인 혜택 등 이용자를 위한 콘텐츠 보급률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취약계층을 위한 이벤트 등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논의해 점차 이용 대상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니어 층을 위한 미디어 이용 교육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부분의 고령층의 경우 스마트폰이나 디지털TV 등 최신 미디어 기기를 다룰 줄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강영식 한라대 콘텐츠미디어학과 교수는 "전 세대가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IT 기기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모두에게 필요하다"며 "디지털 기기를 켜고 끄는 건 간단하지만 어르신들이 어떻게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게 할 수 있도록 할지는 우리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는 다양한 형태로 어르신들을 위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이 있다"며 "중학생과 어르신이 1 대 1 멘토링을 하거나 시민단체 등에서 소규모지만 전략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궁극적으로는 어르신들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이해력) 교육을 통해 세대 통합을 이루고 어르신 개인 삶에도 삶의 질을 높여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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