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트롤러 없이 눈·손·음성으로 조작
애플워치 이후 9년 만의 애플 야심작

애플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모두 적용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을 선보였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그려온 미래가 실현되는 순간이다.
6일 애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파크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회의(WWDC)에서 MR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를 발표했다. 비전 프로는 3499달러(한화로 약 457만원)로 내년부터 미국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전망이다.
스키 고글 형태의 비전 프로는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눈과 손·음성만으로 앱을 조작할 수 있다. 이는 애플의 새로운 운영체제(OS) '비전OS' 덕분이다. 사용자는 AR 환경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또한 SF 영화에서 보던 투명 디스플레이도 구현했다. 기존에 없던 혁신이다.
헤드셋은 애플이 자체 개발한 R1 칩에 12개 카메라·5개 센서·2개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6개 마이크 등으로 구성됐다. 외장형 배터리를 활용해 최대 2시간 사용할 수 있다.
이날 행사에서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오늘은 컴퓨팅 방식의 새로운 시대 시작을 알리는 날"이라며 "맥(Mac)이 개인 컴퓨터를 그리고 아이폰(iPhone)이 모바일 컴퓨팅의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애플 비전 프로는 우리에게 공간 컴퓨팅을 선보이게 됐다"고 기대를 표했다.
또한 "수십 년간의 애플 혁신에 기반을 둔 애플 비전 프로는 예전에 보았던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며 "비전 프로는 사용자에게 엄청난 경험을 개발자에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록웰(Mike Rockwell) 애플 기술개발 그룹 부사장은 "최초의 공간 컴퓨터를 만들기 위해 시스템을 새로 개발해야 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에서 가장 앞선 개인용 전자기기를 설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가 세계 최고의 테크 기업과 협업을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애플 헤드셋이 출시되면 첫날부터 디즈니 플러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은 이날 맥(Mac) 전용 반도체 칩 'M2 울트라'·노트북 '맥북에어15'·1000만원 상당의 데스크톱 '맥 스튜디오'도 선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