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600’ 가나 봇물 터진 외인 투자
작년 5월 11조7990억 유출 올해는 유입
“연준 동결 기대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과 경기침체 변수”

작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넘게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이 올 상반기 다시 조 단위로 유입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신흥국 증권 시장의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한 트레이더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작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넘게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이 올 상반기 다시 조 단위로 유입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신흥국 증권 시장의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 한 트레이더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봄 떠났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돌아왔다. 작년 상반기 유가증권시장에서 11조 넘게 유출됐던 외국인 자금이 올 상반기 다시 조 단위로 유입되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신흥국으로 증권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이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신흥국 증권 시장의 우호적인 투자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강달러(달러화 강세)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꺼지지 않은 불씨다. 침체와 함께 언제든 하방 압력 요인은 도사리고 있다는 말이다.

2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7 포인트(0.41%) 오른 2567.55에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8.72 포인트(0.34%) 상승한 2565.80에 거래를 시작했고 장중 2577.32까지 도달하며 2600선까지도 넘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94억원, 5330억원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7878억원 매도했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지난주에 이어 지속하고 있다. 이는 작년 앞다퉈 한국 증시에서 떠나려 했던 움직임과 정반대다. 본지가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작년(1월 2일~5월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1조7990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올해(1월 2일~5월 22일)는 외국인은 11조3234억원 규모로 순매수했다.

나간 만큼 들어온 셈이다. 마이너스 부호가 플러스로 변화했다. 이달(14영업일 기준)만 비교하면 작년 동기 대비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작년(5월 2일~5월 20일)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 1조755억원 순매도했고 올해(5월 2일~5월 22일)는 2조2689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7 포인트(0.41%) 오른 2567.55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0.47 포인트(0.41%) 오른 2567.55에 마감했다. /연합뉴스

이는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합의 기대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작용한 결과다.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새벽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 가능성에 대한 첫 발언에 이어 지난 19일(현지 시각)에도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책 금리를 그렇게 올리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국면
강달러 이슈 은행 불안 여전

지난 1년여간 이어진 연준의 고강도 긴축이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흥국에 대한 자금 유입이 본격적으로 확대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권도현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신흥국 증권자금은 지난해 글로벌 통화 긴축 속에서 지속적인 유출세를 보였으나 작년 말부터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 등으로 주식자금을 중심으로 유입 전환되고 있다”며 “과거에도 연준의 금리 인상이 종료되고 고점이 유지된 기간에 신흥국으로 증권자금이 유입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작년 3월 17일(현지 시각) 이후 시작한 금리 인상을 이달까지 14개월간 지속했다. /최주연 기자
미국은 작년 3월 17일(현지 시각) 이후 시작한 금리 인상을 이달까지 14개월간 지속했다. /최주연 기자

미국은 작년 3월 17일(현지 시각) 이후 시작한 금리 인상을 이달까지 14개월간 지속했다. 41년 만에 치솟은 최악의 물가(2022년 7월 9.1%)를 잡기 위해 같은 해 6월 16일 첫 번째 ‘자이언트스텝’(0.75% 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 기간 금리를 총 500bp(1bp=0.01%) 올려 0%대 금리를 단숨에 5%대까지 끌어올렸다. (0.25%→5.25%)

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사이클 진입이 신흥국 증권시장의 우호적 투자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신흥국에 대한 자금을 청산할 요인은 여전히 상존한다.

권 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작년 초부터 연준은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고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증시가 하락했다”면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난다고 하더라도) 고금리가 장기화되면 강달러가 될 수 있고 한편으론 은행 불안 등으로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게 오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또다시 강달러를 맞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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