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 불안 및 침체 우려 완화
반도체 업황 개선‧日 증시 강세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만 1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해 코스피 2500선을 떠받치고 있다. 미국 은행 불안 및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 영향이다. /연합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만 1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해 코스피 2500선을 떠받치고 있다. 미국 은행 불안 및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 영향이다. /연합뉴스

‘Sell in May’(5월에는 주식을 팔아라)라는 투자 격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 이달만 외국인 투자자들은 1조7000억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해 코스피 2500선을 떠받치고 있다. 미국 은행 불안 및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긴 영향이다.

19일 코스피(오전 11시 51분 기준)는 전 거래일보다 17.36 포인트(0.69%) 오른 2532.7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5.43 포인트(0.61%) 상승한 2530.83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오전 11시 38분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931억원, 2521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반면 개인은 5352억원을 매도하고 있다.

이는 간밤 뉴욕 증시에서 주요 3대 주가지수가 상승한 영향이다. 매파 성향의 연방준비제도(연준) 당국자들의 금리 인상 가능성 발언에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94%↑)를 포함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34%↑), 나스닥지수(1.51%↑) 모두 상승 마감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이 열리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이 촉발한 미국 은행 불안이 완화되면서 꽁꽁 얼었던 자금시장이 풀리는 모양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한국 증시에도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본지가 한국거래소 자료를 분석한 결과 외국인은 이달만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1조6985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는 약 500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코스피에서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월 6조3700억원, 2월 4253억원, 3월 2882억원, 4월 1조9706억원, 5월 19일 오전까지 1조6985억원으로 이어졌다.

코스피에서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월 6조3700억원, 2월 4253억원, 3월 2882억원, 4월 1조9706억원, 5월 19일 오전까지 1조6985억원으로 이어졌다. /최주연 기자
코스피에서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1월 6조3700억원, 2월 4253억원, 3월 2882억원, 4월 1조9706억원, 5월 19일 오전까지 1조6985억원으로 이어졌다. /최주연 기자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 우려와 실리콘밸리은행(SVB)발 신용 위험, 부채 한도 협상과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의 미국을 둘러싼 불안감이 완화됐다”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반등, 외국인의 대만 주식 순매수 확대는 반도체 업황의 저점 탈피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다”며 ”일본 증시의 강한 랠리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 확대에 일부 일조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하락세를 보이는 원화 가치 절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OPEC+의 석유 감산과 미국의 긴축 이슈 등을 비롯해 7개월 연속 수출 감소 등 무역 악재로 지난 17일 오전 1343원을 기록, 연고점을 돌파했다. 외국 자금의 유입은 원화 값 안정에 기여한다. 이날 오전 11시 19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34원을 기록했다.

박 연구원은 "외국인의 주식 매수 확대는 원화 가치를 방어해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주식 매수 지속 여부는 중국 경기 정상화를 둘러싼 불확실성 해소와 반도체 재고 감소 속도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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