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소재 이어 원자로 제작 앞둬
전략기술 등재 시 35% 세제 혜택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의결 필요
상반기 4대과제 포함 여부가 관건

두산에너빌리티가 소형모듈원자로(SMR) 모듈 제작을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국가 전략기술 등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9일 원자력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스케일(Nuscale) 경쟁 입찰에서 기자재 공급사로 선정돼 소재 제작을 진행해 온 두산에너빌리티가 주기기 제작을 앞두고 있지만 국가전략 기술로 등재돼 실질적 투자 혜택을 받는 것은 내년이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현재 미국의 뉴스케일을 비롯한 엑스-에너지(X-energy), 롤스-로이스(Rolls-Royce), 씨보그(Seabor) 등의 SMR 개발사는 설계 위주의 엔지니어링 회사로 미국의 공급망 내에서 실제 기자재를 생산할 수 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가운데 미국 뉴스케일과 지난해 SMR 소재 제작 계약을 체결하고 SMR 파운드리 업체로서 세계 최초로 첫발을 내디뎠다. 파운드리(Foundry)란 설계도를 넘겨받아 실제로 기기를 생산하는 회사를 일컫는다.
이번에 제작되는 SMR 모듈은 뉴스케일파워가 미국 첫 프로젝트로 추진하는 아이다호주에 건설되는 탄소중립 발전소에 적용될 예정이다. 오는 2029년 준공을 목표로 1호기당 77MW의 원자로 모듈을 6대 설치해 총 462MW의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9년부터 뉴스케일파워와 SMR 제작성 검토 및 시제품 제작을 진행해 왔다. 이어 지난해 4월 SMR 제작 착수 협약을 체결하고 원자로 소재 제작에 필요한 금형 제작도 완료했다. 발전소 원자로 모듈 6대 제작에 필요한 대형 단조품, 증기발생기 튜브, 용접 자재 등 주요 소재에 이어 올해 말에는 원자로 제작에 돌입한다.
정부는 앞서 '국가전략기술육성특별법'을 제정하고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안해 국가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공제율을 15%로 상향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3년간 평균 투자 금액 대비 증가분에 대해서는 10%의 추가 임시투자세액공제를 적용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이번에 제작하는 SMR이 국가전략기술에 등재가 된다면 35%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누릴 전망이나 올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SMR은 지난해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된 바 있지만 실제 등재를 위해선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 국가전략기술 특별위원회의 의결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는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4개의 프로젝트 선정을 앞두고 있다. 올해는 내년부터 프로젝트를 착수할 8개 과제에 대한 과제 선정과 예비타당성 조사 후 예산 편성을 진행할 계획이다. 강홍규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SMR 제작 기술을 조속히 국가전략 기술로 등재할 필요가 있다"며 "투자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면 원전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