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혜인 "남는 것 없는 말 잔치"
박상병 "기득권 내려놔야 가능"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기 위한 전원위원회가 13일 마무리됐다. 지난 10~13일 나흘간 전원위에 참석해 연단에 선 국회의원은 모두 100명으로 총 12시간 가까이 토론했으나 전문가는 그만한 소득은 없었다고 진단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14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위성정당은 반드시 없어지는 안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가능하면 4월 중에, 늦더라도 5월 중순까지는 단일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사흘간 이어진 전원위에서는 다양한 안이 제시됐다. 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 유지에 찬성한 의원은 21명이었으며 일부 지역에라도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해보자는 의원은 16명이었다. 이 중에는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부터 실시하자고 주장한 의원도 있었다.
의원정수를 줄이거나 유지하자고 한 의원은 14명이었고, 확대하거나 적어도 축소는 안 된다고 한 의원은 10명이었다. 같은 당 의원끼리도 선거제 개혁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쏟아져나오며 선거구제, 의원정수, 비례대표제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여야는 합의점 도출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전원위 무용론이 나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13일 “나흘간 자괴감만 들었다”며 “진지한 숙의 과정이 아니라 남는 것 없는 말 잔치로 끝났다”고 꼬집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금 의원들부터 스스로 기대가 없고 국민의 호응도 없고 토론도 합의도 없었다. 의원 개인 의견들이 무질서하게 쏟아져 나왔을 뿐”이라며 “토론 절차를 효율화하고, 표결도 실질화해야 하며, 본회의까지 이어지는 권위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개특위는 오는 18일부터 선거구제 개편과 관련해 3차례 공론조사를 한다. 1차 여론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다음 달에는 권역별·성별·연령별 비례에 따라 시민 참여단 500명을 모아 2·3차 숙의 공론조사를 한다.
다만 전문가는 선거제도 개편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외부 위원회를 구성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예상했던 대로 국회의원 각자의 이익, 여야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의견이 너무나도 다르다. 도시와 농촌뿐 아니라 수도권 내에서도 입장이 모두 다른데, 그들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며 “국회의 손을 떠나 시민단체, 학자, 언론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인 위원회를 꾸려서 안을 만든 후 국회에는 표결절차만 맡기는 방법으로 선거제도 개편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