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 대표 구속영장 청구 헌정 사상 처음
검찰, 이르면 17일 오후 체포동의안 접수 예정
민주, 국회 과반 의석 점해 부결 의견 높을 듯

검찰이 위례·대장동 개발비리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제1야당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헌정사상 처음이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3부(부장검사 엄희준·강백신)는 16일 이 대표의 범죄 혐의가 중대하고 소환 조사에서도 사실상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던 점을 감안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대표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성남시장(재선)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에 참여한 민간사업자(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에게 특혜를 줘 민간사업자들이 7886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또 대장동 개발 이익을 공공의 몫으로 환수하지 않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적용됐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배임 액수를 약 4895억원대라고 기재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 남욱 변호사, 김씨 등과 배임을 공모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정 전 실장, 유 전 본부장 등과 공모해 직무상 비밀을 이용했다는 내용도 담았다.
이 대표는 성남도개공이 전체 개발이익의 70%(약 6725억원)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확정이익 1830억원만 배당받도록 사업 구조를 승인해 성남도개공에게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는 측근을 통해 김씨에게서 약 428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검찰은 천화동인1호 지분 절반(약 428억원)이 이 대표 최측근인 정 전 실장 등에게 배정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다만 검찰은 428억원 지분 약정 의혹은 이번 구속영장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검찰이 이 부분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특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가 2013년 11월 정 전 실장과 공모해 위례신도시 개발 사업 비밀을 이용해 남 변호사가 시행자로 선정되게 하고, 시공사 등이 2018년 1월까지 211억원의 이익을 얻게 한 혐의도 받는다.
대장동 특혜와 위례신도시 특혜는 혐의가 유사하지만 대장동에는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가, 위례신도시에는 부패방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범죄 종료시기에 따라 죄명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이 대표는 2015~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농협,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 등 기업에 대해 부지 용도변경 등을 대가로 시민 축구단인 성남FC에 133억원의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에 정 전 실장과 공모해 네이버, 두산건설, 차병원으로부터 인허가 관련 부정한 청탁을 받고 성남FC에 후원금을 내도록 했다고 적었다.
아울러 성남FC가 네이버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임에도 기부를 받는 것처럼 중간에 기부단체를 끼워넣은 것 역시 범죄수익의 발생원인 등을 가장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국회 회기 중 현역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현역 의원에게는 불체포특권이 있어서다. 때문에 검찰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국회에 접수하면 처음 열리는 본회의에서 이를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에 표결한다. 이르면 오는 17일 오후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받으면 가결된다. 만약 국회에서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기각될 경우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없이 영장을 기각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인 169석을 점하고 있어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다. 더불어민주당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야당을 무력화하고 대통령의 정적을 제거하려는 전대미문의 폭거"라고 규탄했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야당 탄압이 헌정사상 초유의 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에 이르렀다"며 "군사정권도 하지 못했던 일을 서슴지 않고 자행하는 윤석열 검찰의 만행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오전 일정을 소화하던 이 대표는 일정 종료 후 입장을 낼 예정이었지만, 취소하고 이날 오후 열릴 긴급 의원총회에서 입장을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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