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병원 발길 줄어든 탓
올해부터 1조대 적자 전환
미징수 금액 2조9576억원

건강보험공단 재정(PG) /연합뉴스
건강보험공단 재정(PG) /연합뉴스

지난해 의료 이용자가 줄어들면서 건강보험 재정 수지가 2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건보재정은 당분간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 뿐, 중장기적으로 앞날이 밝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2년 건보 재정 당기수지는 적어도 2조원 이상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누적 적립금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건보 재정 수지는 2018년 1778억원, 2019년 2조8243억원, 2020년 3531억원 등의 당기 수지 적자를 나타냈다. 하지만 2021년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의료이용 감소로 지출이 줄어 2조8229억원의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도 흑자 기조가 이어졌다.

그러나 건보 재정은 심각한 누수가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건강보험공단의 ‘연도별 불법개설기관 환수결정 및 징수현황’ 자료를 보면 2009년부터 2022년 10월 말까지 13년간 사무장병원 등이 과잉진료와 허위 부당 청구를 통해 타낸 요양급여액 중에서 환수를 결정한 금액은 3조1731억800만원(불법 개설기관 1670곳)에 달했다.

전체 평균 징수율은 지난해 10월말 기준 6.79%로 환수금액으로는 2154억7700만원에 그쳤다. 징수하지 못한 금액은 2조9576억3100만원(미징수율 93.21%)에 이른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정부는 올해 건보 수지가 1조4000억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2024년 2조6000억원, 2025년 2조9000억원, 2026년 5조원, 2027년 6조8000억원, 2028년 8조9000억원으로 적자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직장인 건강보험료율은 올해 7.09%로 처음으로 7%대에 진입한 데 이어 이르면 2027년에는 법정 상한선인 8%대까지 오를 것으로 정부는 내다보는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급격하게 적립금 바닥이 드러나기 전에 과감한 지출 효율화가 필요하다"며 "국민건강보험법을 개정하라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참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급변으로 돈 낼 사람이 급격히 줄고 보험 혜택을 받을 사람은 크게 는다는 점도 건보 개혁에 고려 대상이다.

복지부는 건보 재정 악화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재정 누수 항목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지출 합리화에 나서기로 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고령화로 의료 수요와 지출이 늘어나는 등 보험료 압박 요인이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압박을 조금 낮추고 국민의 부담을 줄이고자 과잉진료나 의료쇼핑 등 부적정 이용 사례를 관리하는 등 건보의 지속가능 방안을 시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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