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부총재 '시장상황 점검회의’ 발언
중국의 리오프닝은 가격 변동 위험 요인

미국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작됐다는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비둘기적(dovish)인 발언에 국채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고 증시 전망도 한층 밝아졌으나, 한국은행은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놨다.
2일 이승헌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삼성본관 한은 사무실에서 개최한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미 연준과 인플레이션 경로에 대한 인식 차가 여전히 큰 만큼 앞으로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연준의 긴축에 따른 환율의 변동 가능성과 자본유출입 등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시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이 부총재는 "정책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상된 것은 시장 예상에 부합한다"며 "정책 결정문에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상(ongoing increases) 문구가 유지됐음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시장에서도 비둘기적인 것으로 평가됐다"고 했다.
앞서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시작됐다. 과도하게 긴축할 유인이나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미 2년물 국채금리가 9bp(1bp=0.01%), 10년물 금리가 9bp 하락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 올랐고 미 달러인덱스는 0.9% 떨어졌다.
다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되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당분간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파월 의장은 "FOMC에서 적절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선 두어 차례(a couple of more)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논의했다"고 언급했다.
이 부총재는 "글로벌 유동성 축소, 유럽중앙은행(ECB)·일본은행의 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중국 경제 리오프닝에 따른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 등 위험요인의 전개와 관련된 불확실성도 상존하고 있다"며 "국내 금융·외화시장도 이러한 대외 여건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