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에쓰오일도 대규모 성과급 전망
이재명 "불로소득에 부담금 지급해야"
경제학계 "세금보단 자발적 사회공헌"

국내 정유업계가 잇달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서울시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잇달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서울시의 한 주유소 모습 /연합뉴스

국내 정유업계가 잇달아 대규모 성과급을 지급하자,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정유업계의 불로소득을 사회에 환원하자는 것인데 이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횡재세(windfall tax)'란 기술혁신이나 특별한 노력 없이 막대한 이윤을 낸 기업에 보통소득세 외 추가로 징수하는 소득세를 의미한다. 이미 유럽 주요국을 비롯해 많은 국가가 에너지 기업들을 대상으로 횡재세를 부과하고 있다.

25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가 사내 메신저를 통해 모든 임직원에게 성과급으로 기본 연봉의 50%를 이달 27일에 지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최고 매출을 달성한 경영실적에 대한 보답이다.

이에 따라 GS칼텍스의 임직원은 평균 4177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취업 플랫폼인 사람인의 내부 수집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1년 GS칼텍스의 평균 연봉은 8354만원이며, 최대 연봉으로는 1억1160만원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은 아직 성과급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성과급이 지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유업계가 잭팟을 터뜨리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횡재세 도입을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상여금이 지급됐다"며 "유럽 등에서 채택하는 횡재세만큼은 아니더라도 부담금 등을 통해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상쇄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의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현대오일뱅크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7769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09%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으로 SK이노베이션은 4조6822억원을, 에쓰오일은 3조 5656억원을 달성해 각각 전년 대비 159.56%와 103.79%가 올랐다. GS칼텍스는 지난해 3분기에만 이미 전년 누적 영업이익의 58.01%를 달성했다. 

국내 정유업계의 역대급 실적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상반기 고유가와 정제마진 강세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판매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값으로 정유사의 핵심 수익지표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평균 13달러에서 2분기 23달러까지 치솟았는데, 하반기에도 배럴당 8~10달러를 유지했다. 정유업계는 통상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국회에선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지난해 8월 정유사의 초과이윤에 대해 '한국판 횡재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도입이 무산된 바 있다. 반면 경제학계에선 이를 개인이 아닌 법인을 대상으로 하는 징벌적 과세로 규정하면서 반대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이번 정유사의 실적에 대해 "부동산 투자처럼 시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횡재세는) 잘못한 게 없는데 세금과 벌금을 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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