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당대표 도전, 의미 있는가"
이종훈 "劉 지지층, 安으로 기울 것"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를 ‘당원투표 100%’로 선출하기로 한 가운데, 비윤(비윤석열)계 대표 당권 주자로 꼽히며 전체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유승민 전 의원이 당 지지층 조사에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권성동·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등 국민의힘 당권 주자와 예비 당권주자들은 2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23년 신년인사회’에 참석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100% 당원투표로 치러지는 만큼, 행사 후 권성동·안철수·윤상현 의원, 나경원 부위원장은 대구 수성구 소재 국민의힘 경북도당 강당에서 열리는 ‘2023년 대구·경북(TK) 신년교례회’에 참석했다. 2021년 국민의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작성한 ‘전당대회 선거인단 예측안’에 따르면 당원 32만8889명 중 영남권 당원은 51.3%(16만8628명)로 가장 많다.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차기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는 나경원 부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김기현 의원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당 지지층 선호도를 무조건 당심이라고 볼 순 없지만, 어느 정도 판세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으로 평가한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7~2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조사해 1일 발표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당대표 적합도에서 나경원 부위원장은 30.8%를 기록해 선두에 올랐다. 안철수 의원 20.3%, 김기현 의원 15.2%, 주호영 원내대표 8.1%, 유승민 전 의원 6.9% 순이었다.
나 부위원장은 직전 조사(12월 17~19일) 대비 4.3%포인트 올라 1위를 지켰다. 윤심 후보로 꼽히는 김 의원은 10.3%에서 4.9%포인트 상승한 15.2%를 기록했다. 유 전 의원은 직전 조사에서 13.6%를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6.7%포인트 하락한 6.9%를 기록하며 기존 3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SBS가 넥스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넥스트리서치가 지난해 12월 30~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의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조사해 1일 발표한 결과 나 부위원장은 24.9%의 응답을 얻어 1위를 기록했다. 안 의원은 20.3%, 김 의원은 9.4%였다. 유 전 의원은 7.9%에 그쳤다.
친윤계 대항마 자리를 노리던 유 전 의원의 당 지지층이 하향세를 기록하며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출마하지 않겠냐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근식 국민의힘 전 통일위원장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심으로 했을 때는 유 전 의원이 결선투표에 들거나 최종적으로 승리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며 “장고 끝에 불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 역시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사실상 전당대회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유 전 의원은 “제가 이 시점에서 가장 고민인 건 당대표에 도전하는 게 정말 의미가 있느냐”라며 “어제 여론조사가 쏟아지던데 제가 민심에서는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는데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1등을 못하고 있더라. 이게 당심과 민심의 괴리 아니냐”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다른 후보들이 캠프를 꾸리고 당원들을 만나는 활동을 본격화한 이후에도 아무런 현장 행보 없이 방송 활동만 이어왔다. 윤상현 의원은 5일, 권성동 의원은 6일 출마선언을 계획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은 이달 중순, 안 의원은 설 전후를 출마선언 시점으로 잡고 있다.
유 전 의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이 안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전체적인 전당대회 구도는 친윤 대 비윤 양자 구도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유 전 의원의 지지층이 윤핵관을 제외한 범친윤인 가운데 나 부위원장이나 안 의원 쪽으로 기울 것인데, 안 의원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진단했다.
지지층 상관없이 차기 국민의힘 당대표 적합도를 묻는 모든 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 전 의원이 총선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이 평론가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총선 때 가장 큰 변수가 될 텐데,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해서 이대로 가면 참패라는 판단이 나오지 않는 한 유 전 의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그야말로 참패 국면이 닥친다면 어쩔 수 없이 공동선대위원장 정도의 역할을 부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