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 배경
화려한 전투신
철학적 스토리
일본 애니메이션『너의 이름은』은 2017년 비평가들의 호평 속에 300만 관객을 모았다. 2021년 개봉된 일본 애니메이션『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도 흥행에 성공하며 애니메이션 마니아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랑스 제작진이 만든 애니메이션『아케인: 리그 오브 레전드』는 2021년 넷플릭스에 오른 뒤 52개국에서 주간 시청시간 1위에 올랐다. 월트디즈니가 2020년 제작한 애니메이션『소울』과 2022년 나온 일본 애니메이션『극장판 주술회전 0』도 세계 애니메이션 애호가들에게 의미 있는 작품으로 기억된다.
필자는 이러한 대작 애니메이션의 흥행요소를 탐구했다. 그 결과, 실존 공간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배경 작화(animation drawing), 화려한 전투신, 철학적 스토리가 발견됐다. 첫 번째 흥행요소인 사실적 작화는『너의 이름은』에서 잘 확인된다.


<사진 1>과 <사진 2>는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다. 전철이 지나가고 벚꽃이 피어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일본 도시가 실제처럼 묘사되어 있다. ‘빛의 마술사’라는 별명을 가진 신카이 마코토 감독답게 화려한 색감과 사실적인 묘사로 애니메이션에서 실존 공간을 거의 그대로 재현했다.
“현실감” “치유되는 느낌”
일본의 정보 프로그램인 ‘토쿠가네‘와의 인터뷰에서 한 일본인 여성은 “현실감이 있어서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을 잊어버릴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일본인 시청자도 “빛을 표현한 것이 정말 예뻐서 보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느낌”이라고 했다.
마코토 감독은 2017년 2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빛의 표현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내가 태어나고 자란 마을”이라고 설명했다.
실존하는 자연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마코토 감독의 이런 특성은 한국 관객의 호응을 얻었다. 애니메이션 영화를 즐기는 대학생 김모 씨(여·24)는 “주인공 미츠하와 타키가 만나는 장면에서 유성우가 쏟아진다. 이러한 사실적 묘사가 완성도를 높인다”라고 말했다.
“갈아 만든 액션, 실로 진해”
『귀멸의 칼날』은 대작 애니메이션의 두 번째 흥행요소인 화려한 전투신을 잘 드러낸다. 역동적인 카메라 워킹으로 박진감 있는 액션 장면을 뽑아냈다. 액션 하나하나를 근거리에서 롱테이크(길게 찍기)로 잡아내는 극적인 연출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이동진 영화평론가는 “갈아 만든 액션, 실로 진하다”라고 평했다.

네이버 관객 리뷰에서 cyb***은 “영상미가 너무 좋았다. 액션신이 예상보다 화려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라고 했다. 2son***은 “전투 장면은 진짜 역대급”이라고 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관객이 영화 내용을 다시 곱씹어보게 하는 것은 대작 애니메이션의 세 번째 흥행요소인 철학적 스토리다.『소울』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함으로써 관객을 매료시켰다.

『소울』의 주인공 조 가드너에게 음악은 인생이다. 종일 그는 음악과 함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맨홀에 빠져 죽고 영혼의 세계로 끌려간다. 가드너는 태어나기를 거부하는 영혼 22를 만나 22가 태어날 이유를 찾아 고군분투한다. 22와의 동행에서 가드너는 “하고 싶은 일을 하라” 같은 상투적인 메시지를 던지지 않는다. 대신 인생의 길을 걸어 나가는 그 과정의 매 순간이 아름답다는 점을 시사한다.
“삶의 성립 조건에 대한 지적 고찰”
이에 대해 김성훈 영화평론가는 “삶의 성립 조건에 대한 지적 고찰”이라고 평했다. 네이버 관객 리뷰에서 ultr***는 “당신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일상의 나열 같은 인생도 무의미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연출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라고 했다. be1i***는 “인생은 목적이 있어서, 이유가 있어서 사는 게 아니다. 사는 그 자체가 인생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 있다. 마음이 어딘가 슬프고 벅찬 느낌이 들었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