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1%, 기대치 7.3%보다 낮아
2%까지 시간 소요 불확실성 높아
“실업률 속도 따라 인하 시점 좌우”

전 세계 금융당국 및 시장이 관심을 가진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전달에 이어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난 것은 확실하다. 문제는 금리인하 시점이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입장이다. 물가 목표치인 2%까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 Pivot)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것. 미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내년까지도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14일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난 것은 맞다. 이제는 얼마나 빠른 속도로 물가가 떨어질지가 관건이다”라며 “금리인하 시점을 거론하기에는 시기상조다. 물가가 4%대까지는 금방 떨어질 것 같지만 목표치인 2%까지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노동부는 11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7.1%(전년 동월 대비)로 시장 예상치(7.3%)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난 12월(7.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0월 물가상승률(7.7%)도 예상치(7.9%)보다 낮게 나오면서 물가 상승세 정점 통과(Peak-out) 의견에 힘이 실렸다.
11월 물가는 올해 상승 폭 중 최소 폭으로 상승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나 하락세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내일(14일) 새벽에 있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비둘기파’(온건한 긴축 선호) 위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따라 금리인하 시점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긴축 기조는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시장이 아직 강세이기 때문이다.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자 수는 예상치(20만명)를 상회한 26만3000명 증가했다.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주목하는 실업률(3.7%)도 더 높아지지 않았다.
김 부장은 “노동시장 지표로만 봤을 때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아직 이르다”라며 “실업률 상승 속도에 따라 상황이 변화될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이어 “미국 이코노미스트의 컨센서스(의견일치)는 내년까지도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며 “다만 시장 트레이더들은 내년 하반기 0.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연준은 연방기금금리(현재 3.75~4.00%)를 12월에 0.5%포인트, 내년 2월과 3월에 0.25%포인트씩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후 내년 11월과 12월에 각각 0.25%포인트의 인하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운용사 미국 누빈자산운용은 금리정책 전환 시점이 시장 기대보다 늦은 2024년 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누빈자산운용 토니 로드리게즈 채권부문 대표는 "미 연준의 지난 금리인상부터 인하하기까지 마지막 사이클은 11개월 정도 소요됐다"며 "이를 감안하면 연준이 2024년 2월 첫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