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수요 강력‧‘비둘기파’ 약화
침체 지표에 12월 빅스텝 기대
환율 1410원대 코스피 2330

9월 미국 기업이 1072만개의 구인 공고를 냈다. 예상치를 상회한 구인 건수다. 소비자 심리 악화, 집값 하락세 등 경기침체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건재했다. 이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2월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매파(=통화긴축 선호)는 가고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가 오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약화한 것.
미국 노동부가 1일(현지 시각) 공개한 9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구인건수는 1072만건으로 전월대비 43만건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예상치인 985만건보다 87만건 많은 수치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그러나 노동시장 수요는 여전히 강력했다.
눈에 띄는 것은 해고 감소 폭이다. 전달 130만건에서 16.2만건으로 크게 줄었다. 기업들이 기존 직원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있음을 시사한다.
구직 기회가 많다는 것은 다수 미국인에게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연준이 더 빠르고 강력하게 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준다. 강력한 노동수요는 전체 비용을 늘리고, 결국 물가 상승에 기름을 붓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의 고용지표는 기대인플레이션과 함께 연준이 면밀히 들여다보는 지표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여성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물가 불안에 대한 가장 큰 원인이 서비스 물가이고, 이는 노동자 임금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노동시장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임금이 계속 강세(높다)라는 말이고 이는 서비스 물가를 떨어뜨리는 데 방해요인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11월 자이언트스텝 다수 의견
내달은 빅스텝? 실업률이 관건
11월 FOMC에서는 ‘자이언트스텝’이 유력하다. 시장의 관심사는 향후 금리 경로다. 소비자 수요 약화와 주택값 하락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동시에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연준이 12월 FOMC에서는 금리인상에 속도조절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졌다.
미국의 10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달 107.8에서 102.5로 떨어지며 3개월 만에 하락으로 돌아섰다. 100을 기준으로 100보다 크면 소비자의 경제 상황 인식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같은 달 한국의 소비자심리지수는 88.8이었다.
미국의 주택가격 또한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증가폭이 둔화됐고 7월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케이스 쉴러 주택 가격 지수(월간)’를 보면 지난 7월 지수는 전달보다 0.8% 하락했다. 8월 지수는 전달보다 1.6% 떨어졌다.

이 같은 경기침체 지표는 연준의 12월 ‘빅스텝’ 예측을 강화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기준금리에 대한 시장 기대를 추산하는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FOMC에서 ‘빅스텝’ 가능성이 ‘자이언트스텝’ 가능성보다 더 높았다. 시장은 0.5%포인트 인상에 46.8%, 0.75포인트 인상에 44.9%로 예상했다.(10월 31일 기준)
그러나 11월 FOMC를 하루 앞둔 2일 시장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다시 손을 들어줬다. 0.75%포인트 인상에 49.2%, 0.5%포인트 인상에 44.7% 가능성이 있다고 의견을 냈다. 9월 구인 건수가 영향을 준 것이다.
김 부장은 “시장은 12월 FOMC에서 0.5%포인트 인상한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라며 “이번 구인 건수 결과로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를 모호하게 말할 가능성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으면 0.75%포인트 인상도 배제할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연준발 훈풍 영향
환율‧증시 안정세
FOMC를 하루 앞두고 원/달러 환율과 국내 증시는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2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0원에 개장했으나 장 시작 후 1416.2~1421.0원 사이에서 오르내렸다. 전 거래일보다 0.2원 오른 1417.4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141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5포인트 상승한 2336.87에 장을 마감했다. 2300선 회복은 한 달여 만이다. 외국인은 4954억원 순매수한데 반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834억원, 338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8포인트 내린 697.37에 마감했다. 개인이 2495억원 순매수,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1억원, 1845억원을 순매도했다. 견조한 미국 고용지표로 긴축 속도 조절 기대가 약화한 데 기인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10월 26일 110 밑까지 내려갔다가 31일 111대 위로 다시 올라갔다. 2일 오후 5시 12분 기준 111.32를 기록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