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기대인플레 완화에도 긴축 고수
20년 내 가장 낮은 실업률에 고물가 ‘반전’
전문가 “美 물가 목표 달성까지 금리 인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상승률 2%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통화긴축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상승률 2%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통화긴축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상승률 2%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통화긴축 고삐를 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물가상승률과 기대인플레이션율 완화에도 연준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은 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23일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본지에 “7월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 발표 이후 2023년도부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졌지만 연준 목표치인 2%대 물가상승률에 도달하기까지는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2%대로 내려간다는 증거가 확실하게 나타나지 않는 한, 연준이 통화 긴축 스탠스를 지속할 것이라는 것이다. 즉 금리를 인하하기에는 물가가 아직 높다고 보는 것.

인플레 완화에 샴페인 터트리려던 시장
연준 금리인상 채찍질에 기대감 급냉각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8.5%를 기록하면서 시장에는 물가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감이 퍼졌다. 내년에는 연준이 금리인하 스탠스로 바꿀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8.5%를 기록하면서 시장에는 물가 피크 아웃 기대감이 퍼졌다. /자료=미국 노동 통계국,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9.1% 상승하며 4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8.5%를 기록하면서 시장에는 물가 피크 아웃 기대감이 퍼졌다. /자료=미국 노동 통계국, 여성경제신문 재구성

기대인플레이션율 완화도 금리인하 기대감에 한몫했다. 이달 뉴욕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소비자가 향후 1년의 물가 상승률을 예상하는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6.8%)보다 0.6%포인트 내린 6.2%를 기록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년 뒤 인플레이션 예상치도 전달(5.2%)보다 0.2%포인트 하락한 5.0%로 집계됐다.

연준은 이 지표들을 활용해 향후 물가 상승을 전망하고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주시하는 이유는 경제 주체의 물가상승 암시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영속화시키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 임금 인상 vs 인플레···‘악순환 고리’ 갇혔다)

연준 대표 매파인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9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을 시급히 낮출 필요가 있다”고 금리인상에 무게를 뒀다.

중립적인 인사로 평가되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마저도 "인플레를 2% 목표로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목표치로 되돌리는 일이 즉시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는 “사실상 시장이 헛물을 켜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준이 금리를 가파르게 올린 뒤 곧바로 급격히 낮추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CIE 최고치 기록…금리인하 때 일러
고용시장 수급 ‘타이트’ 고물가 지속


국제금융센터는 금융시장에 반영된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이후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연준의 기대인플레이션 종합지수(CIE)는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분기 CIE가 2.19%를 기록하며 1999년 집계 이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맞먹는 수치다. /블룸버그
지난 2분기 CIE가 2.19%를 기록하며 1999년 집계 이래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맞먹는 수치다. /블룸버그

지난 2분기 CIE가 2.19%를 기록하며 1999년 집계 이래 최고치에 근접했다는 것이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와 맞먹는 수치다.

※ 용어해설 : 기대인플레이션 종합 지수(CIE)

미국에서 발표되는 21개 기대인플레 지표(금융시장, 가계, 경제전문가 등)들을 종합해 놓은 것으로 연준이 신뢰하는 지수 중 하나다.

 

뿐만 아니라 미국의 고용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고물가 지속에 영향을 주고 있다. 고용시장 수급이 타이트해 물가가 낮아진다 해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것이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글로벌경제부장은 “2분기 CIE가 6월까지 반영된 것이라 7월 이후 조금 내려갈 가능성도 있지만 스탠스를 조정하더라도 3분기 지표까지 보고 조정할 것”이라면서 “통화긴축 속도를 늦추는 정도지 금리인하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지표 호조로 고물가 상황이 오랫동안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최근 연준 인사의 강한 발언은 시장의 인플레이션 정점 통과 기대감을 조정하려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2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서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한 4.3%로 집계됐다. 기대인플레는 지난해 말 2.6%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오르며 지난 7월에는 역대 최고치인 4.7%까지 치솟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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