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중 갈수록 얼어붙는 정국
국민 61.5% "민생경제가 더 시급"
전문가 "여당의 전략 수정 필요"

20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의 항의 속에 김도읍 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20일 국회에서 열린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법사위원들의 항의 속에 김도읍 위원장이 감사 중지를 선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정감사 기간 중 검찰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근을 겨냥한 대장동 의혹 수사에 민주당이 '정치 탄압'이라고 반발하며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는 모양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쌀 과잉 생산 및 가격 하락 시 정부의 쌀 매입을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다수당인 민주당이 단독으로 상임위원회를 통과시키자 강하게 반발했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내에서는 이런 (당사 압수수색)상황이 지속된다면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거부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세게 올라오고 있다"며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의원들의 결의가 계속 높아져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는 22일 예정된 '김건희 특검 및 윤석열 퇴진 요구' 청계광장 촛불집회에 대해 "당 차원의 참석은 아직 논의되고 있지 않다"면서도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분을 느끼는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상황이 더 크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는 신경전과 고성으로 얼룩졌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에서 "최근 윤 정부가 너무 폭주하는 거 같다. 단 몇 달 만에 정권 초라고 하는 골든타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지지도가 반토막으로 추락했다"고 질타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법사위원장은 "의사진행발언을 하라"며 주의를 시켰고, 권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방해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마이크가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야당을 향해 "(전날)국감 파행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마이크 얻어서 하라. 자기가 무슨 위원장인가. 당신 같은 사람 때문에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받아쳤다. 그러자 조 의원은 "당신 같은 사람이라니. 사과해라"라고 지적했다.

국회 의석이 과반이 안 되는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다수의 힘으로 상임위를 통과시킨 양곡관리법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쌀 농가에만 특혜를 주고 쌀 과잉생산으로 국가 전체가 1조원 넘는 돈을 매년 부담하게 하면서 쌀농사를 짓지 않는 다른 농민들의 몫을 빼앗아가는 아주 나쁜 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안건조정위 회의를 완전히 편법으로 무력화시켰다. 자신의 당에 있다가 탈당한 윤미향 의원을 소위 여당 편으로 넣었는데, 윤 의원이 어떻게 우리 측 의원인가"라며 "민주당이 임대차 3법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여야의 싸움이 격화되는 동안 국민들은 깊어지는 민생고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뉴스토마토 의뢰로 미디어토마토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61.5%는 '민생경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인식했다. '국가안보'가 더 시급하다는 의견은 35.3%에 그쳤다.

구체적으로 가장 시급한 민생 현안으로는 국민 51.9%가 '물가 안정'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금리 안정'(24.2%), '환율 안정'(11.7%), '부동산 안정'(7.7%) 순으로 민생 우선순위가 정해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전문가는 양보 없는 정쟁의 장으로 변질된 현 국회 상황을 극복하려면 일단 야당보다는 여당의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이날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여야의 정쟁이 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지만 방법은 결국 대화"라며 "여야 영수 회담을 열어야 될 때가 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이면 야당이야 손해 볼 거 없고 윤석열 대통령 입장에서 완전 식물 정부 돼버린다. 원하는 정책이나 법안을 야당이 뒷받침해 주겠나"라며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에서 지지율을 끌어올리려면 전략적인 궤도 수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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