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개 병원 중 99곳에만 집중치료실 구비
응급의료센터도 163곳 중 48곳만 운영 중
간호사 사망한 아산병원, 뇌졸중 적정 1등급
지난 10여년간 매년 약 1만 4000여명 사망

정부 뇌졸중 대응 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서울아산병원 소속 간호사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 이후, 의료계에선 '뇌출혈집중치료실'이 부족해 뇌출혈 안전망 보수 작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여성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최대 상급종합병원인 아산병원은 최근 10년간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았다. 뇌졸중 적정성 평가란 병원이 뇌졸중 환자에게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이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받을수록 정부 지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하지만 1등급 평가를 10여년 동안 받은 아산병원조차 내부 사망사고를 막지 못한 것이다. 의료계에선 뇌졸중 환자를 즉시 치료할 수 있는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 대상 병원 233곳을 조사한 결과,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추고 있는 병원은 99곳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병원 중 약 42% 수준으로, 절반 이하다. 전국 응급의료센터 중에서도 24시간 뇌졸중 진료가 가능한 곳은 전국 163곳 중 48곳으로 30%뿐이다.
대한뇌졸중학회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뇌졸중 환자가 입원하면, 즉시 환자 수용이 가능한 뇌졸중집중치료실이 비어 있어야 한다"며 "중재술을 시행할 수 있는 공간인 수술실, 뇌혈관 조영실도 구비되어야 한다. 또한 뇌졸중 치료팀이 즉시 치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에선 응급실뿐만 아니라 일반 병원의 뇌졸중집중치료실 시설 구비가 되어 있는 곳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365일 24시간 즉시 치료가 가능한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전국 권역 및 지역센터를 통해 적어도 100곳은 추가로 구축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뇌졸중을 담당하는 신경과 전문의 부족 현상도 문제로 꼽힌다. 신경과 전공의 정원은 현재 수요 대비 30여명 적다는 것이 뇌졸중학회 측 설명이다.
뇌졸중학회 관계자는 "뇌졸중집중치료실에 근무하는 의사는 24시간 상시근무체계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면서도 "지난 10년 이상 전공의 정원은 항상 제자리였다. 올해의 경우 수련병원 신청 대비 배정정원이 30여명 적은 상황이다. 인력 부족이 신경과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호소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기윤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국내에서 매년 약 1만 4000명이 뇌졸중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4조 8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2021년 기준, 응급실 내원 뇌졸중 환자 12만 584명 중 '골든타임'에 응급실에 도착하는 비율이 41.8%로 낮은 수준이다. 강 의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뇌졸중 관리에 필요한 시설 증대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인구 고령화로 인해 뇌졸중 환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데, 국민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해당 분야에 관심을 두고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