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기득권 타파' 추진한 이재명·박용진
의료계 대립각 세운 민주당 당 대표 후보
대한의협 "차기 대표, 의료계와 소통해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부터), 박용진, 강훈식 당 대표 후보가 지난달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 정치교체 추진위원회 당 대표 후보자 초청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군을 두고 의료계가 좌불안석이다. 수술실 CCTV 설치, 의사면허취소법, 의사 기득권 타파 등 의료계 반발이 큰 주요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인물로 당 대표 후보군이 구성됐다는 판단에서다. 

3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재명·박용진·강훈식 야당 당 대표 후보는 과거부터 의료계와 대립각을 세운 인물이다. 먼저 이재명 의원은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의료원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면서 의료계와 대립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당내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3대 기득권에 '의사 기득권'을 포함하면서 의료계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강 의원은 의사면허취소법 법안 발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는 지난해 대통령선거 민주당 후보 시절 간호법, 실손보험 간소화법, 건강보험공단 특사경법 추진을 내세웠다. 특히 공공의대 및 의대 정원 확대 공약을 이 의원이 추진했을 때 의료계는 총파업을 강행했다. 이 의원이 탈모 공약을 언급했을 때는 의료계에선 '건강보험 우선순위에서 벗어난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반발했다. 

의료계에선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대표 후보로 이 후보가 나서면서, 대선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을 법안을 통해 실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료업계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대선 당시 이재명 선대위 측에서 발표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공약의 경우를 예를 들면, 보험 소비자인 국민의 권익을 침해할 수 있고 건강보험 제도의 한계를 자인하는 공약이었다"며 "의료계 우려가 컸던 것이 사실인데, 현재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 당 대표 후보로 다시 나서면서 대선 후보 시절 내세운 공약을 법안을 통해 밀어붙일까 봐 불안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박용진 의원도 의료계와 거리가 먼 인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의사 기득권 타파'를 강조했다. 지난해 민주당 당내 대선 경선 과정에서 '기득권 타파 대통령이 되겠다'며 연금 기득권·정규직 기득권·의사 기득권을 3대 기득권으로 뽑았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의사 기득권 타파 공약은 국민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들이 의사들의 기득권에 막혀 무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였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 활동 시절에는 서울대병원에 수술실 CCTV 시범 설치를 제안하기도 하면서 의료계와 대립했다. 

강훈식 의원은 두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의료계와는 접점이 적다. 다만 21대 후반기 국회 야당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를 지내면서 의료계와 연을 맺게 됐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의사면허취소법'에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리면서 의료계와 대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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