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구니 시로 PD『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열네 번째 이야기
훌륭한 원작과 영화의 관계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기간 한정 영업을 마치고 기분 좋은 피로감과 성취감에 젖어 있을 수 있던 시간은 아주 찰나였다.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했듯 다음 날부터 방송국, 신문사, 잡지사를 비롯해서 해외 각종 매체들의 연락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너무나 많은 반향과 취재 의뢰에 일일이 수락을 해드리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뿐이다. 그 송구스러운 마음이 이 책을 쓰게 된 동기가 되었고 다시금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을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솔직히 나는 그저 와다 씨가 일하고 있는 그룹 홈에서 본 풍경이 너무 멋있어서 그것을 약간 정리하여 재현해 보았을 뿐이다. 진짜 주인공은 그날의 풍경 그 자체였다는 생각은 지금도 내 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어쩌면 훌륭한 원작과 영화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나는 와다 씨의 시설에서 ‘햄버거스테이크와 만두 이야기’라는 원작을 우연히 경험했고,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이라는 ‘엔터테인먼트 작품’을 제작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각자의 감성으로 자유로운 해석을
그렇기 때문에 감히 말씀 드리자면 나는 줄곧 어린아이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에 임해 왔다. 그 과정에서 너무 행복했고 누구보다 즐거웠다고 자부한다. 취재를 오는 분들이 종종 ‘이 요리점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하는데 없다.
어떤 식으로든 대답을 짜내보고 싶지만 역시 없다.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은 그곳에 함께한 분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저마다의 감성으로 자유롭게 느끼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앞서 영화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생각해도 참 좋은 예인 것 같다. 나는 영화를 볼 때 제작자나 감독의 메시지가 전면에 드러나는 작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그러므로 이 요상한 이름의 레스토랑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자유롭게 해석되기를 바란다.
※ 위 이야기는 오구니 시로의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