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文의 고향 김해·양산도 국힘 압승
무투표 당선자 역대 최대 규모

6월 지방선거 역대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연합뉴스
6월 지방선거 역대 광역단체장 선거 결과. /연합뉴스

6·1 지방선거 결과 경기와 호남은 더불어민주당이, 강원과 영남은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민심이 극명히 동서로 갈라져 지역주의 구도가 1980년대 수준으로 회귀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두 당은 험지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이변이 없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부울경을 휩쓴 때와 대조적이다. 30년 전부터 정치권에서 꾸준히 시도된 '지역주의 극복'이 현실화되지 않은 것이다.

우선 국민의힘은 TK지역에서 대승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후보는 득표율 78.75%로 서재헌(17.97%) 민주당 후보를 누르며 당선됐고, 경북지사 역시 이철우 국민의힘 후보가 77.95% 득표율로 상대 임미애(22.04%) 후보를 이겼다.

부울경 지역에서 국민의힘은 몰표를 받아 텃밭이라는 과거의 명성을 되찾았다. 부산시장에 박형준 후보가 66.36% 득표율로 당선됐고, 울산시장에는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가 득표율 59.78%로 현직 송철호 울산시장을 눌렀다. 경남지사 역시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가 65.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기록한 득표율보다 한층 높아진 결과다. 당시 윤 대통령은 부산에서 58.25%, 울산 54.41%, 경남 58.24%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 시장선거에는 홍태용 국민의힘 후보가 57.29%로 현 시장인 민주당 허성곤 후보를 14.59%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귀향해 관심 지역으로 떠오른 양산도 민주당 현 김일권 시장이 35.7%로 59.82%를 기록한 국민의힘 나동연 후보에 24.12%포인트 차이로 대패했다.

국회부의장 출신의 이석현 전 민주당 의원은 2일 새벽 페이스북을 통해 "한 명(이재명) 살고 다 죽었다"며 "지역주의 타파라는 신념을 위해,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 험지에 가서 낙선했던 노무현님이 그리워지는 밤"이라고 토로했다.

동서로 갈린 민심은 기초단체장, 교육감 선거에서도 드러났다. 경남 남해군수 선거에서 현직인 민주당 장충남 후보가 재선에 성공한 경우가 유일한 지역구도 타파 기록이다.

특히 지역주의 고착화는 역대 최대 규모의 무투표 당선자로도 확인할 수 있다.

선거 전 이미 509명의 후보자들이 무투표로 당선을 확정지었는데, 영호남 지역에서만 270여명의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다. 대구와 경북, 전북과 전남 등지에서 불리한 정당에서 아예 후보자를 내지 않은 결과다.

다만 국민의힘은 광주와 전·남북 3곳에 10% 중후반의 두자릿수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15% 이상 득표율은 선거비용 전액 보전의 법적 요건이다.

전남에서 김영록 민주당 후보는 75.74% 득표율로 18.81%를 기록한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를 이겼다. 전북지사는 민주당 김관영 후보가 82.11%의 득표율로 조배숙 국민의힘 후보(17.88%)를 눌렀다.

광주시장 또한 강기정 민주당 후보가 74.91% 득표율을 가져가며 주기환 국민의힘 후보(15.9%)를 큰 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호남 광역단체장에 출마한 후보들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에서 진일보한 결과를 얻었다"며 "5·18 기념식 대거 참석, 반성 격의 지속적인 광주 방문 등 노력이 호남 지역민으로부터 인정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본지에 "21대 총선에서도 지역주의는 해결되지 않았는데 김부겸 전 총리 같은 다크호스가 각 당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예견된 결과였지만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영호남이 화합하는 모습이 나온다면 큰 울림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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